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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독바위 / 전동균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5.08.30|조회수550 목록 댓글 0

독바위

 

   전동균

 

 

 

소나무 아래 서 있다

비를 맞고 서 있다

 

어떤 싸움이 지나갔는가

 

시커멓게 탄 짐승 뼈 같은

나뭇가지들, 만지면

재가 되는 울음들

 

또 무엇이 오고 있는가

 

어스름이 우산처럼 펼쳐져도

제 목을 찌를 듯 번쩍이는

침엽의 눈들

 

사랑은 부서졌다

나는 나를 속였다

 

독바위, 혼자인 저녁은 끝없고

몇천 리씩 가라앉고

흩어지고

 

젖이 퉁퉁 분 흰 개가 지나갔다 헛것처럼

 

이글이글

빗줄기만 서 있다 

 

 

                       —《시인수첩》2015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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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균 / 1962년 경주 출생. 1986년《소설문학》신인상에 시로 등단. 시집『오래 비어 있는 길』『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거룩한 허기』『우리처럼 낯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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