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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캉캉치마 / 김미령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6.04.16|조회수695 목록 댓글 0

 캉캉치마

 

    김미령

 

 

 

 

  두꺼운 장막 열 겹의 주름 밖에 내가 서 있다

 

  파도치는 거리 언젠가 이 바깥을 모두 걸을 때 너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도는 것을 멈출 수 없고

  멈추는 방법을 우리는 모르고

 

  너의 음흉이 나의 어리석음을 칭칭 감으며 비대해진 솜사탕처럼

 

  치마를 벗기면 얼마나 너는 줄어들까 주름을 쫙 펴면 얼마나 넓어질까 도열한 풀들이 빽빽하게 막아선 것 잠깐 나왔다 들어가며 숨바꼭질하는 것 누르면 까르르 웃기만 하는 아이가 들어 있고 뉘여 말리면 비쩍 마른 엉덩이들이 뿔뿔이 달아난다

 

  무릎 위로 일렁이는 흰 건반들

 

  밤새 입안에 쇠붙이가 많이 쌓이고 새를 날린 아침 나무처럼 너는 헐렁해져서

 

 

 

                        —월간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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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령 / 1975년 부산 출생. 부경대 국문학과 졸업. 2005년 〈서울신문〉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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