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 시 읽기

[시]이슬에 사무치다 (외 2편)/ 서정춘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6.11.21|조회수609 목록 댓글 0

이슬에 사무치다 (외 2편)

 

   서정춘

 

 

 

나는 이슬방울만 보면 돋보기까지 갖고 싶어진다

나는 이슬방울만 보면 나도 돋보기만한 이슬방울이고

이슬방울 속의 살점이고 싶다

나보다 어리디어린 이슬방울에게

나의 살점을 보태 버리고 싶다

보태 버릴수록 차고 다디단 나의 살점이

투명한 돋보기 속의 샘물이고 싶다

나는 샘물이 보일 때까지 돋보기로

이슬방울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들어 내리기도 하면서

나는 이슬방울만 보면 타래박까지 갖고 싶어진다

 

 

  * 舊題  : 「초로」「이슬보기」개작(改作).

 

 

소리 2

 

 

 

말이 달린다

다리다리 다리다리

 

말이 달린다

디귿리을 디귿리을

 

말이 달린다

ㄷㄹㄷㄹ

 

 

 

꼴통사진

 

 

 

   일찍이, 젖배곯이였던 말라깽이 서정춘이 그 작은 키로 관악산 바위에 올라 삐딱하게 걸터앉은 흑백사진 한 컷!! 흡사, 바위에 들러붙어 알탕갈탕 안 죽고 사는 꼴통조선 솔낭구 같다면서 사진가 육명심이 찍어 준 저 배고픔의 전과자, 흑백사진 한 컷!!

 

 

                     —서정춘 시집『이슬에 사무치다』(2016)에서

--------------

서정춘 /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1968년 〈신아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竹篇』1996, 『봄, 파르티잔』2001, 『귀』2005, 『물방울은 즐겁다』2010, 『이슬에 사무치다』2016.

 

 

 

 

이슬에 사무치다 | 서정춘 시집 

 

펴낸곳_ handmade books 글상걸상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로 120번길 31)

            전화   010-5294-4638     전자우편   zbolt@naver.com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