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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돌 속의 새/ 금시아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7.05.09|조회수603 목록 댓글 0

돌 속의 새

 

  금시아

 

 

 

돌을 주웠다

새의 한쪽 발이 빠져있는,

 

새의 한쪽 발을 얻었으니

돌은 두근거렸을 것이다

심장은 파드득

날아갈 꿈을 꾸었을 것이다

분명 돌이 물렁물렁하던 시절이었을 테지

발을 하나 놓고 간 새는 절뚝거리며

어디쯤 날고 있겠다

 

새의 한쪽 발은

무심코 길에서 차버렸던

풀숲에서 뱀을 향해 던져 버렸던

아니면, 하릴없이 물속에 던져 잃어버린

나의 한쪽 신발이 아닐까

두근두근 꾸었던 나의 꿈

그 꿈 어디쯤에서 한쪽 날개를 잃어버리고

나는 절름발이 새일까

 

새도 죽을 때는 돌처럼 부서지겠지

돌이 쩍 하고 갈라진다면

저 발은 날개를 달고 비상하겠지

돌을 닦는다

돌 틈 어디에서 외발을 씻거나

공중을 절뚝거릴 새의 발을 닦는다

 

돌 속의 새 발자국,

생략된 비밀들이 참 뾰죽뾰죽하다

 

 

 

                         —《미네르바》2017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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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아 / 본명 김인숙. 1961년 광주 출생.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4년 《시와 표현》으로 등단. 시집『툭,의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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