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 시 읽기

[시]베개 (외 2편)/ 강우식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7.08.02|조회수569 목록 댓글 0

베개 (외 2편)

 

   강우식

 

 

 

그녀가 보내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닮은 베개를 베고

나는 밤마다 울창한 자작나무 숲과 송네 피요르를 꿈꾸며

푸르른 북극의 바다를 떠도는 외로운 고등어 한 마리.

 

 

 

눈 . 7

 

 

 

아내가 저 겨울바다에 외롭게 추운가슴으로 살고 있다

오늘 그 바다에 성냥팔이 소녀처럼 떨지 말라고

목화솜 같은 목화솜 같은 구름 꽃이 살포시 내렸디.

 

 

 

어머니 . 2

 

 

 

삯일로 생선 배를 째는 칼끝은 늘 햇볕 속에 빛났다.

달거리보다 더 비릿한 삶에 목을 맨 일생이지만

어머니의 항구엔 자식들이 꿈을 싣고 정착해 있었다.

 

 

                        —3행시집『하늘 사람 땅』(2017. 7)에서

--------------

강우식 / 1941년 강원 주문진 출생. 1966년 《현대문학》5월호에 서정주 시인의 추천 완료로 등단. 시집『사행시초 2』『마추픽추』『살아가는 슬픔, 벽』『어머니의 물감상자』『마추픽추』『하늘 사람 땅』『 꽁치』등 다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