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외 2편)
강우식
그녀가 보내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닮은 베개를 베고
나는 밤마다 울창한 자작나무 숲과 송네 피요르를 꿈꾸며
푸르른 북극의 바다를 떠도는 외로운 고등어 한 마리.
눈 . 7
아내가 저 겨울바다에 외롭게 추운가슴으로 살고 있다
오늘 그 바다에 성냥팔이 소녀처럼 떨지 말라고
목화솜 같은 목화솜 같은 구름 꽃이 살포시 내렸디.
어머니 . 2
삯일로 생선 배를 째는 칼끝은 늘 햇볕 속에 빛났다.
달거리보다 더 비릿한 삶에 목을 맨 일생이지만
어머니의 항구엔 자식들이 꿈을 싣고 정착해 있었다.
—3행시집『하늘 사람 땅』(2017. 7)에서
--------------
강우식 / 1941년 강원 주문진 출생. 1966년 《현대문학》5월호에 서정주 시인의 추천 완료로 등단. 시집『사행시초 2』『마추픽추』『살아가는 슬픔, 벽』『어머니의 물감상자』『마추픽추』『하늘 사람 땅』『 꽁치』등 다수.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