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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그때가 세상은 봄이다/ 김신영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8.05.12|조회수614 목록 댓글 0

그때가 세상은 봄이다

 

   김신영

 

 

 

살아온 마디만큼 응시가 깊어지고
당신을 그리워할 때가 되면
그때가 세상은 봄이다
새로워진 것들이 하나둘
붉은 얼굴을 불러들이는 봄
얼굴 가득 들어찬 주름을 털어 내
나도 봄을 불러들인다
너무 아픈 기억이 만든 사랑도 봄이 되는 저녁
잊을 수 있을까 두렵던 날도 봄빛을 담는다
두근거리는 저녁 사랑 하나 품어
몰래 간직한 바람, , 안개가 봄빛이다
어딜 가나 당신이 있다
봄빛나무 잔가지에서 눈을 반짝이고
무성한 이파리들 속에서도 반짝이는 당신이 있다
하얀 눈이 내려 덮인 산하에도 첫사랑 같은 문장이 스며
나무에 묶어둔 마음이 봄이 된다
인생이 어느 가시밭길을 갈지 모르나
연탄길 같은 다정을 키워보는 것  
바람 부는 마음을 안고 걸어도 봄을 안고 걷는 것
오늘 종로 방향은 봄빛 일색이다
하늘이 흐리고 마음은 더 광막하여도
당신에게로 가는 길이 꽉 막혀 있어도
당신을 그리워하는 때가 되면
그때가 세상은 봄이다 
 

 

             ⸺ 계간 문예연구201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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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1963년 충북 충주 출생. 1994년 《동서문학》등단. 시집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불혹의 묵시록』『맨발의 99만보』, 평론집 『현대시, 그 오래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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