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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흰 개 / 신미나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8.07.18|조회수849 목록 댓글 0

흰 개

 

   신미나

 

 

 

다리 위에서

흰 개가

내 쪽을 바라봤을 때

 

나는 알아차렸다

그 개는 오래전에 죽은

나의 할머니인 것을

 

할머니는 따라오라는 듯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꿈에서도 할머니는

마르고 쓸쓸한 개

 

우리는 같이 걸었다

오래전에

그녀가 살았던 곳

 

우물 옆에 흙집

파꽃 핀 채마밭을

빨래터를 지나

언덕 위의 장로교회

논물이 반짝이는 논길을

 

좋겠다, 할머니는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이 다음을 내려놓았으니까

 

나는 할머니를

오랫동안 끌어안았다

품에서 흰 것이 조용히 빠져나갔다

 

눈을 떴을 때

따듯한 눈물이 귀로 흘렀다

 

 

            ⸺월간 현대시20187월호

------------

신미나 / 1978년 충남 청양 출생.  2007경향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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