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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낯선 곳 / 김형영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8.09.02|조회수589 목록 댓글 0

낯선 곳

 

   김형영

 

 

 

아침은 드셨나요?

그러면 떠납시다.

20년을 날마다 다녔으니

오늘은 관악산 말고 다른 곳에 가 봅시다.

 

안양천변도 3년 가까이 걸어봤고요,

시야가 좀 탁하긴 해도

개불알풀, 나숭개, 민들레 들이 봄을 열었으니

아주 먼 곳에 가고 싶네요.

별똥 떨어지는 밤길도 싫진 않지만

사람 안 다닌 그런 데 없을까요.

 

그런 데는 없다구요?

그러면 그냥 발길 따라 떠나봅시다.

바람이 맛있는 곳이면

몸과 마음을 바람으로 채우고 아주 멀리요.

너도 잃고 나도 잃는

낯선 곳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아니, 뭐라구요?

벌써 저승길로 들어섰다구요?

 

 

              ⸺월간 현대시2018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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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영 / 1944년 전북 부안 출생. 1966문학춘추등단. 시집 침묵의 무늬』『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나무 안에서』『땅을 여는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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