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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시]한뼘사과마차/ 임현정

작성자강인한|작성시간18.11.07|조회수597 목록 댓글 0

한뼘사과마차

 

   임현정

 

 

 

달리는 마차에서 뭘 할 수 있어

 

눈물글썽별무리를 겨냥하거나

까무룩 잠결에도

자꾸만 닳아 없어지는 발굽 소리를 듣거나

늑대인지 개인지

베어 먹기 좋은 달을 쫓아

우린 언제쯤 전복될까

 

심장의 열기로 익히는 요리가 있대

막 식기 전의 심장으로 끓인 수프

늑대인지 개인지

찹찹 피 웅덩일 핥는다

땅으로 스며드는 끈적수프

 

힘껏 던진 도끼처럼

멀어지는 걸 사랑해

멀어지는 편지 멀어지는 레일 멀어지는 탈주

 

내리막엔 마지막 단추를

오르막엔 방금 빤 입술을

모퉁이엔 까마귀가 숨긴 단추

아주 간지러운 구멍

 

한쪽 뺨이 상한 사과 속을

전속력으로 달려도

우린 달콤하게 썩을 뿐

 

아무도 찾지 못한

눈동자였음 해

아득히 밤만 보며 달리는

 

고삐를 쥔 채

미친 듯이 내달리는 달그닥 해골

네 목숨이었으면 해

 

 

              ⸺계간 시인수첩2018년 가을호

------------

임현정 / 1977년 서울 출생. 고려대 한국어문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 졸업. 2001현대시를 통해 등단. 시집 꼭 같이 사는 것처럼』『사과시럽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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