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
/ 신미균
이불 하나 널었는데도
빨랫줄이 휘청거리며
축 늘어진다
아이들 청바지와 양말
웃옷 몇 개 너니까
내 치마와 수건은
널 수도 없다
생활이 너무 무거웠구나
줄을 조금 올려본다
우리 식구 모두
물 묻은 몸을 그에게
널어 말리면서도
그가 얼마나 무거워하는지
몰랐다
퉁기면 퉁퉁 소리가 나는
기타줄처럼 항상 그렇게
팽팽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힘들어하는 빨랫줄에
바지랑대를 받쳐주었다
- 신미균,『맨홀과 토마토케첩』(천년의시작,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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