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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읽기

박하의 나날 / 허수경

작성자루우|작성시간26.06.20|조회수4 목록 댓글 0

 

박하의 나날 

/ 허수경

 

박하의 나날이었네, 그렇지 않았니?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봄 가고 여름 오더니

박하의 나날이 지고 누런 호박의 나날이 차오르네

그렇지 않니? 그렇지 않았니?

두 번의 과거를 한꺼번에 산 것 같은 찬란한 나날

돈 한 잎 벌지 못한 상쾌한 햇빛의 나날

이상하게 부풀어오른 붉은 바람의 나날

내 눈 속의 모든 개들이 잠드는 나날

그 박하의 나날 동안 보라빛 박하꽃은 피고

꽃술 속에 들어간 벌 한 마리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니?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저 유독한 햇살만이 나에게 저녁 수제비를 들이미는 시간이 국수를 반죽한 손의

주름과 지문이 저 먼 우주의 중심부로 들어가는데

손님, 돈 내세요, 나의 망상은 이쯤에서 끝나고

내 호주머니는 먼지뿐인데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박하의 나날 동안 나를 동반한 것은 박하와 나뿐, 이 절대의 향기는 시간의 눈물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니? 박하야, 하얀 절정으로 지워지는 보라빛

꽃아

어느 주점에서 벌겋게 취한 태양은 우는데

이 여름과 가을 무렵의 나는 정말일까,

그렇지 않니? 나는 나에게 물어본다

- [만일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 난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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