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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도시 / 이면우

작성자루우|작성시간26.06.23|조회수4 목록 댓글 0

여름 도시

/ 이면우

아스팔트에 듬성듬성 소나기 고였다

흰 구름 발목 적시며 건너는 곳, 거기

혼례비행중의 잠자리 한쌍 하늘에서 내려왔다

팔월이다

그늘 속에서 나는 본다 잠자리 꽁지 처음 물 찍을 때

하마터면 소리지를 뻔했다 세 시간 후 바짝 마를 그곳에

알을 낳는 무모함. 그러나 이내 사람의 일 또한

도로 아닌 일 흔치 않음 떠올리고 평온해진다 잠자리라고

도시에서 어떻게 자연스러워지겠는가

그러다가 갑자기 몸이 뜨거워졌다 아니다

서늘해졌다 저 잠자리들 여기서 알 낳지 않는다면

무얼 하겠는가 물 있는 곳에 알 낳는 일 말고

혼례비행중인 잠자리 달리 무얼 하겠는가 그리고 다시

소나기 퍼붓고 알들은 물길 따라 가다 거기 어디쯤 수초에 붙어

자신의 문을 열고 나설 수도 있으리라 잠자리는 몸으로

그걸 알고 있었다

나는 지붕 밖으로 나와 다시 일하러 갔다

- 이면우,『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작과비평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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