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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읽기

믿는 사람 ​/정병근

작성자루우|작성시간26.06.05|조회수7 목록 댓글 0

 

믿는 사람

​/정병근

그는 주저하는 기색없이

초대하고 아끼는 것을 내준다

이래도 되나 싶게

붙잡고 있던 일말의 저항마저

탁 놓아버리도록 편안해서

그의 부드러운 태도 속에 숨은

신념의 내막이 궁금하지만

그런 따위의 질문은 피한다

가까워질수록

반목과 결별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깊이 빠진 그의 확신을

되돌리는 건 무모하고 불가능하다

태도라고 할까 자세라고 할까

손톱만큼의 의심도 허용하지 않는

요지부동!

벽에는 텁수룩한 이국의 얼굴이 걸려 있고

타다 만 향초가 책상에 놓여 있다

ㅡ계간 《시산맥》(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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