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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바다 외/목진숙

작성자김남권|작성시간21.06.03|조회수69 목록 댓글 0

[등단시]


7월의 바다 외 1편


목진숙(睦鎭淑)



7월의 바다가 일어선다

칡꽃빛 전설 건져올리는
낡은 목선(木船)의 그물눈에
파닥이는 햇살
은빛 비늘처럼 눈부시다

유년(幼年)의 회랑(回廊)을 돌아오는
바람
기억의 창에
잠시 머물다
천(千)의 메아리로 사라진다

한낮
잠에 떨어진 항구(港口)의 섬
꿈을 쪼는 갈매기에
청록(靑綠)빛 바다가 물려 있다

먼 산
그림자 한 점
선연히 눈시울 적시다
지워지지 않는 가슴의 노래

푸른 파도가 된다


[대표시]


겨울 강변에 서면


누가 얼어붙은 강물의 울음을 보았는가
반짝이는 시간의 모래알을 보았는가
서걱이는 갈잎에 잘려나가는 바람의 옷자락
머물수록 깊어가는 푸른 슬픔을 본다
설움도 바래면 투명한 깃발이 되고
기다림도 지치면 가슴의 메아리가 되듯이
질긴 인연 태우고 또 태우면
승화된 한(恨)의 빛살로 거듭날 수 있을까
허허로운 들판,
켜켜이 쌓인 역사의 그늘에서 빠져나온 돌덩이같이
돌아볼수록 가벼워지는 삶의 흔적, 영혼의 무게
회귀(回歸)할 수 없는 생(生)의 여정(旅程)에 남겨진 발자국
시든 풀꽃, 이운 향기로 말끔히 지우고 싶다
세월의 노래 하얗게 말라버린 강변에 서면
흐르는 것은 강이 아니라 사람임을 깨닫는다




등단 연도: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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