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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작성자미림 황시언|작성시간26.06.16|조회수14 목록 댓글 0

 넓지 않은 시골길 가장자리마다 현수막이 빼곡하다. 당선을 축하하는 문구들이 줄지어 걸려 있다. 그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한 생각이 스친다. 당선자를 축하하는 말은 넘쳐나는데, 낙선자를 위로하는 문장은 어디에 있을까.

축하는 아름다운 일이다. 조건 없는 축하라면 더욱 꽃보다 곱고 향기로울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풍경이 내 눈에는 축하보다 편 가르기의 흔적으로 먼저 읽힌다. 우리는 언제쯤 지독한 인연과 이해관계의 사슬에서 벗어나 사람 자체를 바라볼 수 있을까. 오늘의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편 가르기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신록은 시리도록 높고 푸르다. 갓 황금 배지를 단 이들의 포부 또한 그러하리라.

작가는 글로 말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 문학의 풍경 또한 정치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줄을 세우고 상을 주고받는 관행, '먹는 자가 물을 켠다'는 오래된 말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작가는 무엇보다 작가다워야 한다.

올해도 우리 시향에는 훌륭한 작품들이 풍성하게 모였다. 회원 여러분 모두 정성껏 준비한 원고를 기한 내에 보내주셨고, 그 성의와 열정이 지면 곳곳에 배어 있다.

문학기행과 문학상 행사까지 이어오며 어느덧 스물세 살을 맞은 우리 단체는 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지고 있다. 늘 시향을 위해 묵묵히 애써 주시는 국장님과 편집고문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회원 여러분 모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

 

     편집장 황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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