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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시

<임경미 선생님의 토닥토닥 시 83>-정현종<물방울의 말>

작성자임경미|작성시간21.06.02|조회수138 목록 댓글 0
           물방울의 말

                                    정현종
 
나무에서 물방울이
내 얼굴에 떨어졌다
나무가 말을 거는 것이다
나는 미소로 대답하며 지나간다
 
말을 거는 것들을 수없이
지나쳤지만
물방울-말은 처음이다
 
내 미소-물방울도 처음이다
 

DSLR 사진동호회-사진 속 세상이야기 | 물방울 - Daum 카페


  우리의 생각과 정서를 전달하는 것에는 언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언어적 메시지를 수반하여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 어조, 발음, 억양, 성량, 속도 등의 준언어(semiverbal)와 표정, 시선, 몸짓, 체형, 의상, 장신구 등의 비언어(nonverbal) 모두 우리의 의식적 무의식적 마음을 전달한다.
 
  여기, 나무에서 떨어진 물방울의 신호와 이를 알아챈 화답의 미소가 있다. “물방울-말과 내 미소-물방울”은 어떻게 소통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맑은 견본이다. 매순간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오는 수많은 언어와 비언어의 파장에서 그 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화답할지 우리는 늘 깨어있어야 한다. 넋 놓고 있다가는 물방울-말도 내 미소-물방울도 소멸하고 만다.
 
  반짝 하늘이 맑았다. 맑은 햇살이 툭 떨어진다. “맑은 햇살-말과 내 미소-맑은 햇살”, 눈부신 대화가 시작되는 6월 첫 자락이다.




※ 이 글은 한국성서대학교 <코코스>지에 ‘임경미의 토닥토닥 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 임경미선생님의 칼럼으로, 2021년 6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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