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로 비 냄새
한성희
그래요 누군가 바람이었어요
시소처럼 둘이 갈라져서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바람소리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혼자인 것 같은 우리는
칭얼거리는 철봉 앞에서 누군데요
살점 뜯긴 말들이 없는 놀이터
무언가 어깨너머 바람 따라 흩어지고
무릎처럼 다시 바닥으로 모이는
늑대 같은 빗줄기가 저녁을 잃고
아이들 그네에서 풀릴 때까지
빗줄기가 뒤척이는 줄 알았는데
놀이터는 물구나무서는
그러니까, 뒤집힌 얼굴들 그 사이로
목덜미를 핥는 비 냄새
- 2026년 문학청춘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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