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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작성자문원장|작성시간11.07.14|조회수18 목록 댓글 0

   깃발이 펄럭이지 않는다고 누가 오늘을 바람 없는 날

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햇살 눈부신 곳에 우리가 마음

빼앗겨 있을때, 바람은 안 보이는 마음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생각들을 무심코 뒤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문득, 안쓰럽게 말라가는 잡풀더미를 한번 쓰

다듬고 은사시나무 잎들을 재빠르게 뒤집고 간다. 아무

도 그 바람을 보았다고 말하는 이 없는데

 

   긴 모퉁이를 돌아오는 바람은 무수한 겹침과 떨림으

로 창을 넘어와 그 속에서 모든 걸 흔들리게 한다. 넘기

다 만 책장과 흐린 알전구, 전등갓 주위로 몰려드는 어

둠까지 흔들린다. 가만히 보라, 이 삶의 멀미.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디 있는가, 때로는 우리가 사는 이 별까지

임안에 넣고 사탕처럼 굴리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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