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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감상

박혜성 〈명기〉 외 / 《한강문학》 43호 박혜성 시인의 '유쾌한 러브레타'

작성자이혜경|작성시간26.06.18|조회수34 목록 댓글 0

 

 

 

 

명기
             박 혜 성


첼로나 바이올린에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있다면
여성에게는 명기가 있죠

명기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명기를 연주하는
명장이 있어야 하죠

명장이 연기하는 명기의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랑하는 감정을 샘솟게 하고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죠

당신은 명기인가요?
당신은 명장인가요?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나요?

몸이 내는 아름다운 소리!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음악


색소폰 소리는 섹시하고
첼로 음악은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블루스는 몸을 부비게 하고
댄스곡은 사랑에 미치게 만들고
빗소리 음악은 사랑에 젖게 하고
흘러간 팝송은 사랑을 기억하게 만든다

사랑에 빠진 남녀에게
음악은 모두 작은 도구이다.




사랑의 언어


당신은 어떨 때
사랑이라고 느끼나요?

칭찬받을 때
선물을 받을 때
스킨십을 해 줄 때
같이 시간을 보낼 때
집안일을 도와줄 때

어떤 것이 사랑일까요?

나의 사랑은 옳고
너의 사랑은 그르지 않아요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지만
모두 사랑이에요.




산부인과 의사.1


산부인과 의사 되기를 정말 잘했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갱년기 여성까지
모든 여성을 만나지요

남편과 잘 지내는 여성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여성까지
소변을 못 보는 여성이나
소변이 새는 여성까지
자존감이 낮은 여성부터
자존감이 높은 여성까지

질염이나 자궁암에 걸린 여성도
생리통이나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도
모두 치료를 하는 직업이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모든 여성을 진료하면서 치료가 가능한 곳
여성의 희로애락을 같이합니다
임신했을 때의 그 힘듦도
아기가 태어날 때의 그 감동도
폐경을 진단하는 그 해도
같이하는 사람이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그 중요한 순간에 함께하는 것이
산부인과 의사의 일이고 기쁨입니다
저는 그 일을 사랑합니다
저를 찾는 여성을 사랑합니다.




다섯 가지의 도둑


의사인 저도 어느 스님에게 배웠습니다

우리의 몸에는 다섯 도둑이 있답니다

예쁜 것만 좋아하는 눈이라는 도둑놈
좋은 말만 들으려는 귀라는 도둑놈
좋은 냄새만 맞으려는 코라는 도둑놈
좋은 것만 먹으려는 입이라는 도둑놈
쾌감만 얻으려는 몸이란 도둑놈

이 다섯 도둑놈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답답하고 아프고 슬픈 환자가 된다지요.




곰보다는 여우


여우하고는 사는데 곰하고는 못 산다
남편이 싫어하는 것을 계속하면 곰
남편이 좋아하는 걸 계속하면 여우
눈치코치 없으면 곰
눈치 백단이면 여우
남편이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잘 모르면 곰
잘 알면 여우

당신은 여우예요? 곰이에요?




나는 아직도 울고 싶어요


어릴 때는 코피가 나도 울었지요
배가 고파도 울었고
남들이 뭐라뭐라 하면 서러워서 울었고
부끄러워서도 혼자 숨어서 울었습니다

치매라는 몹쓸 병에 걸려서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시던
내 야윈 엄마를 바라보면서 울었고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면서도
가슴이 아프고 허전하여 울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울지 않으려 했지만
아들과 딸이 의사가 되었다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며 또 울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기뻐서 울고, 고마워서 울고
보고 싶고 그리워서
창밖 먼 하늘 어머니를 생각하며
혼자 고맙고 행복해서 울고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
동두천에 '해성산부인과'를 개업해서 3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튜브' 산부인과 TV를 만든 지 7년째이고, 팟캐스트를 한 것까지 치면 방송을 시작한 지 10년을 훌쩍 넘겼고, 의료활동을 통해 성性을 공부하고 연구한 지는 23년이 되었다.
나는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그냥 열심히 꾸준히 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쓸 수 있는 특별한 메시지를 시의 형식을 빌어 쓰기 시작했다. 
시의 완성도 보다는 나를 찾는 상담자와 사랑하고자 하면서도 사랑할 줄 모르는 부부에게 누구든지 사랑할 수 있다는 메시지message를 편지글처럼 쓰기 시작했다.
여전히 내가 쓴 시는 너무나 부끄럽고 어색하다.
하지만 누군가 나의 시를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 준다면, 그리고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이미 그것으로 충분히 감사하다!
〈박혜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http://www.hsclinic.net
     HappyBirth119                           


    



해성산부인과 원장(1996~), 대한여성성의학회 학술부회장. 저서: 《사랑의 기술》 1·2·3,     《오르가슴의 과학, 인간의 성》 시집: 《박혜성 원장의 러브레터》, 《여자의 몸은 모두가 꽃이다》 팟캐스트: 고수들의 성 아카데미, 유튜브: 산부인과 TV, 박혜성 TV, 방송: 쉬는 부부(2023), 끝내주는 부부(2024~) 수상: 크리에이터대상 의료 부문(2020), 보건복지부장관상(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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