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현 시인은 전남 강진읍에서 태어나 2018년 계간 <시조사랑>과 2020년 월간 <시>로 등단하셨습니다.
첫 시집 『사랑이 사람을 생각할 때』에는 시조와 시가 78편 실렸습니다.
시집 사진 아래 세 편의 시를 소개합니다.
우리들의 엄마 외 2편
한 아가씨가 온다.
세상의 엄마들처럼
엄마가 되어 온다.
아이들의 엄마가 가족을 안고
꽃으로 온다.
또, 한 여자가 온다.
이웃의 엄마가 하늘을 이고 온다.
우리들의 엄마가 온다.
해처럼 웃으며
세상 눈물은 다 주우면서
맨얼굴로 온다.
밥 시간
하루 세 번씩이나 밥을
먹는다, 밥의 생명을
밥 먹기 전에 감사기도
나를 위해 죽어서 밥이 되기를
밥 같은 진실한 내가 되기를
밥의 살이 나의 살이 되고
밥의 피가 나의 피가 되기를
나도 밥처럼 살기를
밥처럼 사랑하기를
하루 세 번 밥시간 거르지 않기를
밥 같은 사랑 거르지 않기를
느림의 아름다움
숲속의 어린아이 같이
하루를 산다.
달팽이처럼 새 길 내며
몸을 성전 삼아 가본다.
세상 욕심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갉아 먹었던가,
육신의 욕망 하나씩 내려놓을 시간이면
사슴처럼 달려도 하루가 천 년 같고
어긋나게 왔던 길 거슬러 가보면
노루처럼 달려도 하루가 천 년 같으니
하늘에 구름 끌어내려 내 마음에
호수로 채우느라 하루가 천년 같더라.
바람의 신발 신고 가는 길은
하루가 천 년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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