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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갤러리

임영화, 사하라 가는 길 외 1편

작성자이영숙|작성시간26.06.09|조회수40 목록 댓글 0

사하라 가는 길 외 1편

 

임영화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고 있다

 

자연은 인형술사

인간은 꼭두각시

 

우리는 종이컵이 구르듯 영혼 없이

창백해진 얼굴을 돌리곤 하지

 

에어컨 가동 시간은 늘어만 간다

그 흔하던 명태가 동해에서 자취를 감추고

파파야가 한반도에 상륙한 지 오래

 

수온을 일 도라도 낮추려고

과학이 머리를 맞대는 동안

태양은 스스로 팽창하고 있다는데

 

오천 년 전에는 사하라에서도

무성한 보리수와 삼나무 숲

앵무새 날고 원숭이 뛰놀았다는데

 

절벽 다이빙을 하던

수면 마스크를 쓰던

체열 하나 다스리지 못고

 

우린 이미 사하라행 열차를 타고 있다

 

 

 

보신탕집 만년필

 

 

보신탕 마니아인

친구 성화에 못 이겨

골프 머리 올리러 가듯

따라나섰다

 

전골이 끓고 있는 동안

도마 위에

소복이 오른 배바지살

단골에 대한 예우인지

미리 찔러준 촌지의 위력인지

특별 서비스라며 따로 한 접시 

만년필!

 

서브하던 아줌마가

까치발로 다가와

귀에 대고

오늘 밤 꾸욱꾸욱 힘 좀 쓰세요

 

잉크가 말라

절필한 지 

한참 된 줄도 모르고

 

창밖에 만발했던 사루비아도

세속적으로 시들어가고 있었다

 

  ―《시문작가》 2026년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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