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
김영숙
거대한 흰 소라의
긴 고동 소리 물살을 가르고
까룩까룩 손 흔드는 갈매기
푸른 점으로 멀어진다
수평선은 바다와 얼굴을 맞대고
구름 몇 조각
바람을 접어 올린다
벼르고 벼른 뱃길 여행
알알이 영근 다섯 열매
가슴속 묵은 먼지들 바람 따라
허공에 날려버리고
식판을 들고 줄을 길게 선
해맑은 얼굴들
뱃전에
앨버트로스는 긴 날개를 펴고
망망대해 길잡이를 자처한다
수십만 톤급 이국의 깃발 단
해상 호텔
여행객의 하루를 그려내는
도깨비방망이
갑판 위에 휘몰아치는 비바람도
향해를 멈출 줄 모르고
생명체 없는 구름 배를 타고
바닷속을 한없이 포효한다
멀리 점은 섬이 되고
섬은 점점 점이 되는
이미 잊어버린 뭍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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