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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창작반_화

합평시/ 개수대의 물소리/ 하갑문

작성자연당/하갑문|작성시간26.06.13|조회수62 목록 댓글 0

개수대의 물소리

 

하갑문

 

 

 

문득

개수대의 물소리가 쏴 하면서 들린다

그릇 부딪히는 소리

세제 거품 일어나는 소리

걸레질하고 물에 헹구는 소리

 

오랜 일상이 되어 무감해진 저 소리가

문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귀를 열고 뇌를 거쳐 가슴에 안긴다

 

식탁보에 깔리는

오렌지색 저녁

 

갑작스레 아내가 앓아 드러눕자

부엌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지인의 말을 들은 날

개수대의 물소리가

번뜩 소리를 내고 처음처럼 들린다

 

그동안 어디에 가 있었던가

어김없이 자리를 지켜준

산소처럼 고마운 저 물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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