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 박경훈
너는
장대에 매달린 박을 깨려고 아이들이 던지는 모래주머니
뜨거운 팬 위를 구르는 물방울의 찰나
허공에 쓴 문장을 퇴고하는 교정부호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날갯짓으로 유혹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함부로 마음을 들키지 말라고
참새는 닿을 듯한 거리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학교에서 세운 박의 높이도 그렇다
몇 번은 빗나가고
몇 번은 닿을 듯 말 듯
그런 줄도 모르고 신났던 우리
손을 내밀면 날아가고
돌아서면 잊히는 거리
색 바랜 노트에 남은 당시의 성급한 글자들
다시 종이를 들어 하늘에 비추어 보자
틀린 글자와 비문 사이로 참새가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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