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칫국백반
김원경
밥집은 포구로 가는 길목에 있다
문은 첫새벽부터 열려 있다
집어등 불빛이 배를 끌고 항구에 이르면
어둠이 걷히고 깃발은 펄럭인다
위판장은 경매로 소란하고
밤새 조업에 지친 어부들
이미 밥집 안쪽에 자리 잡았다
속살 고운 늙은 호박 툭툭 삐져 두어 점
초록보다 연두에 기운 얼갈이 배추
갓 잡힌 갈치 도톰하게 세 토막
청양고추는 반 절만
은빛 비늘이 좀 떠 있어도 좋다
국그릇에 어리는 김도 맛이 된다
한 술
한 술 더
또 한 술
생채기 난 벽들이 어루만져 진다
흰 밥 한 숟가락 같이 뜨니
금새 떨어질 듯한 단추 실밥이 올려 붙는다
별 일 아닌 것으로 틀어진 친구와 다시 와야겠다
아주 별 일이었다 해도 같이 올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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