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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남편

작성자하얀 섬|작성시간18.07.16|조회수33 목록 댓글 0





 

    

  

 (오늘날의) 남편 / 배달메, 김상철

 

사실인지 모르지만, 아직도 살결이  탱탱하며 박속 같다는

나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낯익은 남자 하나가

옆에서 초저녁부터 허리를 구부린 채, 늘 새우처럼 잔다

어느 날은

방이 떠나가도록 탱크소리까지 내면서 코골고 잔다

 

그런 날은 나도

방이 떠나갈 듯 핀잔주며 저 남자의 코를 아예 비틀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형님, 이이는 매일 밤마다 더 코 골아요“

하는, 손아래 동서의 말이 늘 뇌리를 스치는 통에

난 그때마다 이내 포기하고서

자동으로 빈 건넛방으로 가 천장과 눈씨름하며 잠을 청한다

 

그런 다음날이면 으레 난

새벽 같이 일어나 정원 일을 하는 그 남자에게,

그러면서 밤엔 미운 짓만 골라하는 그 남자에게

 

“나 급히 나가볼 곳이 있으니

당신이 설거지 좀 해요

저번처럼 걸레 깨끗이 빨아다

거실과 방도 좀 닦아놓고요

하고는, 내맘도 달랠 겸 쇼핑을 가기 위해 시동을 붕 건다

 

그러면 차창으로 뵈는 그 남자는

날 향하여 겸연쩍게 웃으면서도

알았다는 듯, 잊지 않고 늘 늦가을의 나뭇잎처럼 손을 흔든다

 

어느 날은 뭐가 못마땅한지

온종일 아무런 대꾸도 안하는 그 남자에게

“나도 저 남자에게 심통 한번 부려봐? 확! 며칠간 나갔다 와? ”

하다가도, 여태껏 같이 살아준 게 고마워

“아니지,

매월 부부모임에 데리고 가려면

나까지 이러면 안 되지.

더구나 내일이 또 부부모임인데...“ 하고는 난 맘을 돌린다

 

몇해전부터  갈수록 좁아지는 그이의 어깨에 

가슴 덜컥하면서

부부가 무언지,

이 세상에서 가장 낯익은 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난 오늘도

내일 최고로 젊어보일 그이의 옷을 장롱문 열고 찾고 찾는다.


 2012. 6/29

  * 저는 남자인데, 

   오늘날 아내들의 생각을 유추해 써봤당게여~ ㅎ 2012.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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