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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

두근두근 주황/김산

작성자시강|작성시간11.12.08|조회수40 목록 댓글 0

주황 책을 읽는다 명랑하게. 주황에서 주황 종소리가 난다. 종소리는 부서지고 책은 찢겨지고 주황은 외따로이 주황주황 훌쩍인다. 신작로에는 하얗고 노란 주황들이 맹인처럼 서 있다. 선글라스와 선글라스 사이로 주황들이 흩날린다. 그리고 계속 주황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간다 저돌적으로. 활자가 주황을 버리자 주황은 책갈피 속에서 난분분하다. 주황이. 종소리가. 선글라스 속으로. 아무런 대사도 없이 지문 속에서 파열한다. 백 살이 넘은 태아가 주황의 배를 냅다 걷어찬다. 엄마의 주황이 하혈을 한다. 없는 아빠가 애타게 주황을 부르지만 주황은 태초에 없다. 주황은 색이 아니다. 색은 주황의 미라. 주황은 너의 이름 너의 이름은 주황. 모든 주황은 네가 죽였다. 주황주황 죽어서 지금 너의 옆에 있다. 전근대적으로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우리 모두 주황의 이마에 키스를. 주황의 피사체가 반짝인다.

                         ─「두근두근 주황」전문 」(『시작』2011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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