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원_ 연밥
알집
유현서
사마귀 알집을 봤다 동그란 스펀지 모양의 작은 덩어리
죽는 순간의, 죽임을 당하는 수컷의 흔적
누르스름하게 젖어 있다
저 집은
죽도록 사랑했던 그 허기짐이 똘똘 뭉쳐진 점
혹은 동그라미, 그들만의 우주
당랑규선螳螂窺蟬, 누가 나를 물어 죽일까
잔뜩 긴장하고 들어가 본다
길고 날카로운 미늘의 앞다리, 360° 회전시키는 목, 온몸을 꼼짝 못하게 하는 눈빛, 앞다리를 쳐들고 날개를 최대한 펼치던 허풍선이
내 안의 그가
수시로 나를 점령한다
나를 물어 죽이고 바깥으로 내몰며 금세 허기지게 하는, 한 자리에서 꼬박 이틀을 기다리다가 돌아오는, 그의 발길질에 차이는 연가시 같은
내 불룩한 뱃속에
머릿속에
나를 꽁꽁 가둬버리는 집
누군가 내게 집을 짓고 있다
- 『시와세계』2011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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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et`s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