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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공부

원형이정

작성자심우기|작성시간26.06.22|조회수43 목록 댓글 0

 

원형이정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의 常然(상연(天道之常:변하지 않고 떳떳한)함이요 惟一執中(유일집중)은 人事(인사)의 살핌(人事之察:인사지찰)이라는 구절이 있다이것은 천도의 대원리를 전제해 놓은 것이다논학문에서도 맨 처음 천도의 대원칙을 전제해 놓고 시작했듯이 수덕문도 원형이정의 큰 원칙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원형이정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비유하면 봄여름가을겨울이 차례로 운행되면서 만물이 소생하고 자라고 결실하고 거두어 들이는 원리를 주로 네가지 덕목으로 구분해서 표현한 동양적관념이다.

()은 근본을 뜻하는 것으로 봄에 씨앗을 뿌려 싹이 돋아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은 亨通(형통)한다는 뜻으로 뿌린 씨앗이 무성히 잘 자라는 것을 말한다.

(=)는 이익이 된다는 뜻이니 여름에 무성히 자란 곡식이나 나무에 알알이 열매가 맺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은 겨울에 성숙된 곡식이나 열매를 거두어 저장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정리하면

()은 근본이요

()은 자라는 것이요

()는 결실하는 것이요

()은 간직하는 것이니 이것은 만물의 生長盛衰(생장성쇠)하는 원리 즉 천도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원형이정은 한울이 만든 천도 불변의 본질이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는 그것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다만 우리 인간이 원형이정의 원리에 따라 춘하추동의 특성을 잘 살려 이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이처럼 우리 인간이 원형이정을 알고 적절히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惟一執中 人事之察(유일집중 인사지찰)이다.

執中(집중)이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또한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중도를 잡는 것을 말한다원형이정에 따라 때를 맞추어 씨앗을 뿌리고 김을 매고 수확을 하는데 있어 그 시기를 잘 살려서 적중하는 것을 말하고이처럼 不過及(불과급)이 없이 한결같이 중도를 잡는 것이 유일집중이요 사람으로서 마땅히 살필 일(人事之察:인사지찰)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지하수를 개발할 때 버들가지를 앞에 들고 걸어가면서 수맥을 찾는 방법을 썼다한다.

요즈음은 정확성을 높이려고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과학적인 방법으로 수맥을 찾고 있다또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것도 옛날에는 고기떼를 눈으로 확인하여 그물을 던지든가 오랜 경험에 의해서 고기를 잡았다그러나 요즈음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고기떼를 찾고 어획량을 높인다만약 첨단장비인 어군탐지기가 없다면 어획량이 엄청나게 낮아질 것이다이처럼 적중률을 높이려면 사람이 정확히 살펴서 그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유일집중 인사지찰의 개념이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한울님이 우리 인간을 위하여 좋은 자연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그것을 잘 살펴 유익하게 활용하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것은 사람에게만 통한다다른 동물들은 먹이나 물이 없으면 굶어 죽는다자기개척을 못하기 때문이다.

 

한울님이 이 세상을 사람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해석도 한다사람만이 자연을 이용해서 쓸 줄 아는 능력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도구를 만들어 이용하는 능력생각하는 능력자기를 관조해 보는 능력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능력이 있다원숭이가 인간과 가장 가깝고 지능이 높다고 하지만 그 능력의 차이는 엄청나서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다이처럼 사람은 한울님의 혜택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울님이 베풀어주신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잘 살아야 한다는 대원칙이 나온다바꾸어 말하면 천인합작에 의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한울님께서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기본적인 환경조성을 해 주었으니 나머지는 인간 자신이 노력해서 복지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이처럼 원형이정을 잘 살펴 유일집중해서 인간 스스로가 활용해 나가는 것이것이 바로 한울님과 사람이 결합하는 인내천의 측면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원형이정은 원리요유일집중은 활용이라 할 수 있다철학적인 용어를 쓴다면 원형이정은 ()요 유일집중은 ()이다.

따라서 한울님과 사람천도와 인사가 합치되어야만 만사가 순리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함이다.

한울님이 원형이정의 덕을 베풀지만 인사가 불민해서 중도를 잡지 못하면 베푸는 덕을 우리가 받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와 같이 천도교는 사람이 알아서 하는 종교이다.

신에게 전적으로 매달리는 의타적종교가 아니라 자주적 종교이며 어른종교이다그래서 인사지찰(人事之察) 이다사람 스스로가 자기자신을 개척하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한울님과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되어 있는데도 정성은 드리지 않고아직도 나 좀 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만 하는 미성년의 종교가 있다예컨대 금광석이 묻혀 있는 금광을 파는데 무조건 기도만 한다고 금광석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집중은정성은 사람이 해야 한다,

원리가 원형이정이라면 그것을 과학기술을 활용해서 금광석을 발견하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이다여기에는 자본주의자든 공산주의자든 무신론자든 유신론자든 모두가 인사지찰이다.

그래서 과학이 발달하고 사람의 지능이 계발될수록 천도 동학의 원리는 더욱 공감대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천도교 동학은 현실적 종교요 미래지향적인 종교임이 틀림없다세계의 많은 종교학자들이 천도교 동학이상의 종교는 앞으로 없다고 한 이유가 그것이다.

환경보존운동만 해도 그렇다옛날에 오존층이 있는지또 그것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지도 못했으나 인간이 과학을 발전시켜 그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인사지찰의 결과라 할 수 있다그러자 한울님을 대신해서 인간이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해야 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을 밝혀내고 그 원인물질을 생산하거나 발생시키면 안 된다는 범세계적 운동이 추진되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즉 요즈음 탄소배출권을 제한하는 것 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태양광풍력조력을 이용하여 에너지원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수운대신사님은 인간을 최령자 즉 만물의 영장이라 하셨다즉 사람이 무형의 한울님을 대신하여 이 세상에 그 덕을 펴고 행한다그리하여 천인일체가 되고 천시인(天是人)인시천(人是天)인내천(人乃天)이 된다인간이 결코 신의 노예요 가치가 없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를 지니는 시천주(侍天主)의 존재다그러므로 천도교의 인간관은 인본주의 극치를 이룬다한울님이 사람 속에 품부하여 계시기 때문에 인간은 존엄한 것이다천도교의 인본주의는 천인합일적 인본주의를 말한다.

 

나도 한울님을 모시고 있고 남도 한울님을 모시고 있고나는 새기는 벌레이름 없는 동식물 모두가 한울님을 모시고 있는 귀한 존재임을 알 때 나와 똑 같이 아끼고 존경하게 되는 것이다.

 

천도교의 천인관계그 중에서도 실천적인 관계는 마치 부자관계처럼 결부되어 있다이를 염두에 두고 동경대전 수덕문에 있는 인의예지는 선성지소교요 수심정기는 유아지갱정이라는 구절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이를 새기면 仁義禮智(인의예지)는 옛 성인이 가르친 바요 守心正氣(수심정기)는 오직 내가 다시 정한 것이니라는 뜻이다.

인의예지는 유교에 있어서 교화의 근본이 되는 네가지 기본덕목을 말한다그 중에서도 인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유교의 종지로 알려져 있다이것은 옛 성인 공자의 가르침이다.

()에 대해 설명하기를,

측은한 마음은 인의 실마리가 된다(惻隱之心 仁之端:측은지심 인지단)가 된다고 했다가령 물에 빠진 어린이를 보고 구해주려고 한다든가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은 측은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것이인의 실마리가 된다고 했다.

()에 대해서는,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남의 착하지 못하는 마음을 미워하는 마음을 의의 실마리(羞惡之心 義之端 수오지심 의지단)라 하였다의롭지 못한 일부도덕한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악한 일을 보면 미워하게 되는 마음은 의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에 대해서는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실마리(辭讓之心 禮之端:사양지심 예지단)라 하였다예컨대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든가좋은 음식이 있을 때 저 혼자 덥석 먹지 않고 사양하는 행위는 예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지의 실마리(是非之心 智之端:시비지심 지지단)가 된다고 했다시비를 가려야 할 사물에 대해서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것은 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옛 성인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있어서 인의예지 네 가지 덕목을 인성적 덕목에서 사람들에게 가르쳐 왔다그런데 따지고 보면 사람의 마음은 하나인데 적응하는 事象(=대상)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 각기 다를 뿐이다그래서 대신사님은 인의예지 모두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니만큼 그 근본되는 마음을 지켜 바르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깨달으시고 守心正氣(수심정기)를 새로운 人性修養(인성수양)의 덕목으로 제시한 것이다.

수심정기란 광의로 해석하면

천심을 지키고 천기를 바르게한다는 뜻이다그러나 좀 더 좁게 해석하면 나의 본 마음을 지키고 나의 기운을 바르게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이것은 시천주 인내천의 원리에 따라 하나로 통용되는 해석이다.

따지고 보면

心氣(심기)가 바로 되어 있으면

인의예지 모두가 그 속에서 저절로 화해 나오게 되어 있다만약 심기가 바르지 못하면 인자할 수도 없고의로울 수도 없고예의도 있을 수 없으며지혜로울 수도 없다여기서 인의예지의 근본이 심기에 있고 심기의 뿌리는 수심정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수운대신사께서 인의예지를 부인한 것은 결코 아니다다만 네 가지 덕목을 그 근본에 따라 하나로 통합하고 발전시킨 것이 수심정기인 것이다그래서 수운대신사께서는 인의예지를 수심정기로 更定(갱정)했다고 말씀했다.

갱정이란 다시 정하다는 뜻으로 이것은 그것도 옳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보다 쉽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고쳐서 정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천도교 동학은 과거 성현의 가르침을 무조건 잘못했다고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과거의 이론이나 가치질서를 몽땅 때려 부수고 자기이론에만 따르라고 하는 것이 혁명론이다과거 마르크스레닌주의 바로 전형적인 예이다.

과거를 부정하게 되면 그것은 사회질서에 큰 모순이 야기되고 가치관에 일대혼란이 일어난다현재는 과거라는 역사문화적 기반 위에서 연장되어 나가는 것이다때문에 누군가가 말하기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다그러므로 우리는 과거를 일체 부정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근래 우리나라 일각에서 일부 급진주의주의적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과거를 송두리째 거부하는 혁명론이라든가아니면 혁신을 거부하는 보수주의적 행태는 동학 천도교의 갱정정신과 맞지 않는다그래서 수운대신사께서는 인의예지를 인정하면서 그보다 한 차원 높은 수심정기로 다시 정한 것이다.

이 수심정기는 천도교에 있어서 수도의 본질이 된다수운 대신사께서는 우선 수심정기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실천규범을 제시했다.

첫째가 입도식이다천도교 동학의 원리에

따르겠다고 한다면 우선 그 진리에 때한 입문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이것을 입도식이라 한다두 남녀가 평생을 함께 살겠다고 약속한다면 많은 사람 앞에서 결혼식이라는 통과의례를 올리고 동고동락하겠다고 서약하는 것처럼천도교에 입문하려면 입도식을 봉행하고 맹세하여야 한다.

이것을 가르켜 수운대신사께서는 一番致祭 永侍之重盟:일번치제 영시지중맹이라 했다. ‘한번 제를 치룬다(일번치제)’고 한 것은 옛날 창도 초기에는 입도할 때에는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 제를 받들어 입도식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 제란 입도식을 말한다이 자리에서 한울님(천주)을 길이 모시겠다는 중대한 맹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바꾸어 말하면 동학의 진리를 자기인생의 영원한 가치로 삼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것이다.

둘째

모든 의혹을 떨쳐 버리는 것이다이에 대하여 수운대신사께서는 萬惑罷去 守誠之故也:만혹파거 수성지고야)’라고 하셨다모든 의혹을 떨쳐버리는 것은 정성껏 수심정기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일단 천도교에 입도하겠다고 맹세를 한 이상 지금까지의 낡은 관념이나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예컨대 결혼식을 올렸다면 예전에 사귀던 사람과는 완전히 정리해야 하는 것처럼 사상적으로 관념적으로 이것이 옳은지저것이 옳은지 알 수 없는 의혹을 완전히 정리하고 씻어 버리라고 하셨다그것이 수심정기를 하기 위해 精誠(정성=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을 지켜야 할 當爲(당위=라는 마땅히 행하여야 하는 것)것이다.

 

이 두 가지가 도를 닦기 위한 전제조건이다그 다음에 부수적인 행동수칙 여섯 가지를 지적하셨다.

첫째 “ 衣冠正齊 君子之行 :의관정제 군자지행이라 했다의복을 바르고 단정히 갖추라는 것이다그것은 군자가 마땅히 지켜야 할 행위라고 했으니조상의 제사를 받들 때나 예의를 표해야 되는 자리에 의복을 단정히 입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다.

또한 의복을 바르고 단정히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의 경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둘째 路食手後 賤夫之事:노식수후 천부지사라 했다길에서 무엇을 먹거나 뒷짐 지고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천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 하셨다사실 지금도 길에서 무엇을 사먹거나 뒷짐 지고 다니는 것은 그렇게 보기 좋은 일은 아니며더구나 신사 숙녀가 그렇게 해서는 안됨은 당연하다이런 일은 교양 없는 사람들의 행위이다.

 

셋째 道家不食 一四足之惡肉:도가불식 일사족지악육이라 하셨다.

도가에서 삼가 먹지 말아야 할 것은 한 가지 네발 가진 악육이라 했으니 이것은 개고기를 지칭한 것이다그러면 왜 하필 개고기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우리 조상들은 옛부터 치성드릴 때에는 전통적으로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그리고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금기가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고힌두교에서는 쇠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였으며기독교에서는 뱀을 극도로 기피하고또 어떤 종교(아프리카)에서는 새벽을 알리는 닭이 영물이라 해서 닭고기를 먹지 않는다고(불임이 될까봐한다.

개고기를 먹지 않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우선 개는 사람이 먹다 남은 찌꺼기 등을 먹는데 이러한 이유로 不淨(부정)하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그 고기를 먹으면 사람이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또 다른 이유로는 개는 주인을 알아보고 보호하는데임금이 자기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하에게 벌을 주지 않는 것처럼 사람이 자기를 따르고 보호하는 충견을 잡아먹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선진국일수록 개고기를 안 먹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넷째 陽身所害 又寒泉之急坐:양신소해 우한천지급좌라 하셨다.

목욕재계하기 위하여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은 몸에 해롭다고 하셨는데수도를 하기 위하여 목욕재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새벽녘이나 더욱이 겨울에 차가운 샘물에 갑자기 들어가는 것은 양신즉 따뜻한 인체에 해로우니 삼가라고 하신 것이다이것은 천도교의 자연지리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또한 수도를 할 때 장기간 단식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육신은 양신인데 양신을 스스로 학대하는 것은 도에 맞지 않는다.

 

다섯째 有夫女之防塞 國大典之所禁:유부녀지방색 국대전지소금이라 했다유부녀와의 간통을 막는 것은 나라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사실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며 자연스러운 일이다이러한 음양의 이치가 무시된다면 인간사회 자체가 존립할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다만 유부녀와의 간통은 안 된다고 했다이것은 더 설명할 필요 없이 가정의 파괴를 막고 나아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같은 맥락에서 모든 남녀관계에는 법도를 지켜 절도 있게 처신하는 것이 도인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 臥高聲之誦呪 我誠道之太慢와고성지송주 아성도지태만” 이라 했다누워서 큰 소리로 주문을 외우는 것은 정성스럽게 도를 행함에 있어 태만 하는 것이니 삼가라는 것이다이미 말한 바와 같이 주문은 지극히 한울님을 위하는 글이다따라서 주문은 단정한 자세로 마음을 가다듬어 외어야 하는 것인데누운 채로 큰 소리를 내고 외운다는 것은 그 이상의 불경이 없다이것은 경전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경전은 스승님의 말씀으로 스승님 앞에서 읽는 것과 같은 마음과 자세로 읽어야 한다.

 

이상에서 말한 것이 수도를 하는데 있어서 2대원칙과 육대수칙이다그러면 이러한 원칙과 수칙을 지켜 수도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이에 대하여 수운대신사께서는 아름다워라우리 도의 행함이여!(美哉 吾道之行)미재 오도지행라고 했다도임들이 수도하는 모습이 마치 지상신선을 보는 듯 더할 수 없이 아름답다고 감탄했다그 아름다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를 닦은 사람들이 붓을 들어 글씨를 쓰면 사람들이 옛날 중국의 名筆(명필)인 왕희지의 필적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라고 했다즉 도력에 의해서 평소 자기 실력보다 훨씬 나은 필체가 된다고 했으니 그것은 마음이 맑아져 神筆(신필)의 경지에 이름을 말한 것이다.

또한 나무꾼일지라도 입을 열어 시를 읊으면 신시가 나오기 때문에 그 앞에서 머리 숙여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비록 무식한 사람도 도를 닦으면 멋진 시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은 옛날 중국의 진나라에서 부귀영화를 누렸던 석숭이라는 사람의 재물도 부러워 탐내지 않는다고 했다그만큼 물욕이나 명예욕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다음은 정성이 지극한 사람은 그것이 어린아이일지라도 사광의 총명을 부러워하지 않는다고 했다사광이란 진나라 때의 유명한 음악가로서 자연의 미묘한 소리까지도 잘 분별하여 길흉을 알아 맞출 정도로 총명한 사람이었다도를 닦으면 비록 어린아이일라도 초능력적인 사광의 총명조차도 부러워하지 않을만큼 영대가 밝아진다는 것이다.

그 다음 도를 닦은 사람은 그 용모가 환태되어 신선의 풍체를 대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용담유사에서도 가는 몸이 굵어지고 검던 낯이 희어진다고 했는데 도를 닦는 사람은 용모가 마치 신선처럼 환한 모습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끝으로 도를 닦는 사람은 오래된 신병도 저절로 낫기 때문에 노의와 같이 유명한 의사의 이름조차도 잊을 정도라 했다노의란 명의인 편작을 이르는 것이니수도를 지극히 하면 몸에 오래된 질병까지도 낫게 되므로 의사조차 필요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도를 열심히 닦는 사람들 가운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불가사의한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고 또 보아왔다이것을 이적이나 영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도를 닦는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아름다운 일들이 생기는 것을 보고 수운대신사께서 깊이 감탄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도를 닦는다고 아무나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만약 나타나더라도 이런 일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소질에 따라서 한 국면으로 나타난다예를 들어 예술을 하는 사람이나 학문을 하는 사람이 정성으로 기도하고 수도하면 평소 자기 실력 이상의 작품이나 학문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이것은 수도를 통하여 어느 정도 수심정기의 경지 즉 입신의 경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그것이 이른 바 신통력이다그러나 수도를 게을리 해서 수심정기가 풀리면 신통력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신통력내지는 도력이 어디서 생기는가?

한마디로 주문에서 생긴다천도교에서는 수도수행의 방법에 있어 주문은 뺄 수 없는 기본이다앞에서 말했지만 이 주문은 한울님을 위하는 것이지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은 아니다그런데 한울님을 위하는 주문을 계속해서 정성껏 외우게 되면 자기자신에게 어떤 초능력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결국 한울님을 위한 정성의 보답을 자기가 받는 것이다그것은 먼저 정신적 차원에서 받게 된다.

사람의 진정한 행복은 중심인 정신적인 데에 있다왜냐하면 행복은 객관적으로도 평가되어야 하지만 주관적인 판단이 우선한다그렇다고 물질적인 요소를 전혀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정신적인 비중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도교는 최고급종교이다현재는 과도기적인 상태에 놓여 있지만 미래사회는 적어도 절대빈곤이 없는 인간의 기본적인 물질생활이 가능한 사회라고 보고나머지 정신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가치있는 삶이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그럴 때 천도교는 고급종교 내지는 현대종교로서의 응분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의식주 등 기본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하급종교가 발달하고 고전종교의 교리와 교화가 효과적으로 먹혀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인간의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고전종교는 사람들에게 소외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있다.

사실상 오늘날 기독교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신자의 감소현상이 가속화되고 교회에 신자가 별로 모이지 않아 교회를 폐쇄하거나 양로원같이 되어 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알려진 그대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미국이나 유럽선진국과 같은 수준에 이르면 예외 없이 감소현상이 나타나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왜냐하면 실직하면 실직수당이 나오고 늙으면 노후연금이 나오는 등 적어도 의식주에 대한 기본 문제는 해결되기 때문이다.

구 소련이 지난 날 왜 예술방면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는가하면 체제를 유지하고 공산주의 이념을 주입시키기 위하여 예술을 도구화했고 그래서 예술방면에만 탐닉할 수밖에 없도록 종교를 봉쇄했다.

인간이란 정신적인 위안이나 만족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탈출구가 없이 유물론에 따라 물질적 욕망만을 추구하다가 결국 와해되고 말았다.

이제 고전적 종교지능으로는 미래사회를 이끌 수 없다새로운 정신영역을 열어나가고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종교라야 한다.

더구나 개인의 행복이나 부귀를 위한 기복신앙을 위주로 하는 저차원적 종교로는 미래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의암성사의 법설 가운데서 나오는 제자와의 문답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제자가 묻기를

 천도교는 보국안민 포덕천하 광제창생을 위주로 하니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신앙하겠습니까자기도 복 받게 해달라고 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라고 했다그러나 의암 성사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인간에게는 상등중등하등인간이 있는데하등인간은 자기복만 생각하고중등인간은 반은 자기일신(한몸)만 생각하고 반은 국가 민족을 생각하며상등인간은 자기일신보다 국가와 인간사회를 먼저 생각한다사람은 보래 그렇게 태어나는 사람도 있으나 수양의 정도에 따라서 하등이 되고 중등이 되고 상등이 되기도 한다그런데 하등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지도자가 하등으로 내려와서야 되겠는가그렇게 하면 하등이 일시적으로 좋아하겠지만 그것은 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니라

사람들이 불행을 당하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 무당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복채를 내고 점을 치든가 굿을 해서 무당의 몇 마디에 정신적 위안을 얻는 사람이 있다그러나 아무리 靈感(영감)이 있고 신통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당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무당은 어디까지나 무당이다만약 종교지도자가 자기 복이나 빌고 주술적인 기복행위나 한다면 무당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그래서 의암성사께서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지도자가 되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오직 나라와 사회의 광제창생을 위하여 신명을 다하면 그 사람 개인은 불행하게 살지는 모르지만 여러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힘쓰다 가셨구나아 선생님이시여!>라고 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일일이 복을 주진 않았지만 대의로 나갔을 때 그 사람은 성인이요 선생님이다.

더구나 종교의 지도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되지 않겠는가.

聖人(성인밑에 亞聖(아성..성인 다음 가는 현인/성인...사리(事理)에 통달(通達)하고 덕과 지혜(智慧)가 뛰어나 길이길이 우러러 받들어지고 만인(萬人)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고아성 밑에 현인이 있고 그 밑에 상등중등하등인간이 있는데어떻게 종교 지도자가 무당처럼 기복신앙에만 매달릴 수 있는가정의를 위해서 대의명분에 맞게 나가노라면 사람들 역시 상등인간 쪽으로 수준이 향상되고 문화도 향상되어 나갈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천도교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앞으로 좀 더 개명되면 이전의 종교와는 차원이 다른 천도교의 진수를 이해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올 것이다천도교의 진리를 통해서 현대인의 삶에 대한 가치와 정신적인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릴 때는 만화책이나 동화책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쯤 되면 만화나 동화책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좀 더 수준 높은 문학 서적이나 철학서적을 읽고 자신의 정신영역을 넓혀간다그렇게 해서 보다 지적수준이 높아지면 문학이나 예술철학을 통해서 인생을 관조하고 정신적인 행복을 찾는다이것이 천도교 동학의 경지다.

끝으로 오관에 대해 말씀드려보고자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입도식을 거행하고 永侍之重盟(영시지중맹)을 하여 천도교에 입도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가지 정성을 드려야 할 것이 있는데 이를 오관이라 한다그것은 바로 주문청수시일성미기도의 다섯가지를 말한다.

첫째 주문은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한울님을 지극히 위하는 글로서 천도교의 모든 수련과 종교의식을 빼놓을 수 없는 기본요소가 된다주문은 <至氣今至願爲大降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지기금지원위대강 시 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의 21자로 되어 있는데소리를 내서 외우는 현송(顯誦)과 마음으로 외우는 黙誦(묵송)이 있다경우에 따라 주문은 21자 전부를 외울 때도 있고 강령주문을 제외한 13(본 주문: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만을 외울 때도 있다.

둘째 청수는 맑고 깨끗한 물 한 그릇을 받들어 봉행하는 것을 말한다천도교에서는 모든 종교의식은 물론이요 관혼상제 등 인생의 통과의례 모두에 청수를 봉전하고 의식을 봉행한다청수는 교조 수운대신사께서 참형으로 최후를 마치실 때 청수 한 그릇을 받들고 순교한 데서 비롯하였으며청수를 봉전한다는 것은 수운대신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셋째 시일은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교인들이 교당에 모여 주문을 외고 설교를 들으며 한울님께 기도를 올리는 집단교화의식을 행한다이것을 시일예식이라 하며시일이라는 말은 한울님을 모시는 날이라는 뜻이다즉 시일예식이란 한울님을 모시는 의식이라는 뜻이다.

넷째 성미는 매일 아침과 저녁밥을 지을 때 밥할 쌀에서 식구 수에 따라 한 숟가락씩을 쌀을 떠서 심고를 드리고 모아 두었다가 매달 월말에 헌납하는 것을 말한다한 달에 한번 내기 때문에 이를 일명 월성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월성미의 준말이다.

이 성미제도는 과거에는 교인들이 정성의 정표로써 쌀이든 보리쌀이든 가족들이 먹는 그대로 한 숟가락씩 모아서 소속교구에 헌납하였으나 시일의 변천에 따라 현물성미가 여러 가지 불편한 점도 있기 때문에 근래에는 거의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해서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연성이 잇는데 이것은 일 년에 6개월씩 한 번씩 상하반기로 나누어 성미를 헌납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연성미의 준말이다연성은 원성과는 달리 매 시일날밤 9시에 봉행하는 기도식 때 정미 5홉을 청수와 함께 모시고 신사주문(신사영기아심정 무궁조화 금일지)을 외우는데이 때 모셨던 정미를 따로 모아 두었다가 년 중 상하반기로 나누어 헌납하는 것이다이것도 역시 지금은 금액으로 환산해서 헌납하고 있다.

다섯째 기도는 수도나 수련을 위한 종교행위를 말한다여기서는 고전종교에서 말하는 기도와는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천도교의 의식이나 교인들의 일상생활에서 행하는 심고와도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기도는 특별히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하는 하나의 종교행위를 말한다.

기도에는 매일 저녁 9시에 봉행하는 매일기도와 특별기도가 있다저녁9시 기도는 온 식구가 모여 앉아 청수를 봉전하고 주문 105회를 송주하고 심고를 한다다만 시일 저녁9시는 청수와 정미 5홉을 함께 모시고 신사주문 105회 또는 1050회 송주한다.

특별기도는 특별히 어떤 목적을 위해서 실시하는 기도로서 7, 21, 49, 105일 동안 기간을 정해서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 오관에 대해서 개괄적인 설명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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