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잇는 긴 호흡으로
심우기
눈 밑에 잠든 것은 꽃뿐이랴
다 펴지 못한 내 안의 문장들도
함께 얼어붙어 서걱인다
그리움은 늘
때를 놓쳐 도착하고
나는 발등 위로 쏟아지는 달빛을 밟으며
당신이 오지 않는 길목에 선다
한 번도 부르지 못한 이름이
심지 끝에서 타오를 때
저 흔들림은
내 가슴의 맥박인가
세상이 잠든 뒤
등불 하나 의지해 걷는 길 끝에
정말 당신이라는 봄이 서 있을까
그래도 나는 끄지 못한다
눈 속에 묻힌 발소리 대신
내 안의 가장 뜨거운 고독을 꺼내
오늘도 그 길목마다
붉은 꽃불을 박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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