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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기가 만난 시

타잉/오늘

작성자심우기|작성시간14.12.13|조회수11 목록 댓글 0

타잉

 

     오 늘

 

 

 

   유연한 지느러미를 타고 하늘이 휘어집니다 날을 세운 한낮이 엉긴 햇살을 쓰다듬는 동안 수초 사이로 풀어지는 긴장 어둠을 부르는 반복적인 주문이 강의 쇄골 근처로 둥둥 떠오르면 늘어진 겨드랑이 사이로 둥둥 떠오르면 제일 먼저 뺨을 관통하는 것은 매끄러운 속도입니다 깊이 찔린 속도를 감고 팽팽하게 당겨지는 아가미 밀실을 떠나온 대가입니다 입술이 나른해지더니 꾸물꾸물 눈물이 흘렀습니다 부드럽지 못한 배경 때문일 것입니다 멈출 수 있는 기회 따윈 없으므로 어금니는 여전히 주저스러울 뿐입니다 숨골을 파고드는 간지러운 미늘 한 가지 기억만 풀어놓는 혀

 

   질식을 꿈 꾼 수면 위에서 조각조각 뜯긴 살결이 반짝입니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수의는 입술뿐이어서

 

   살기 위해 단 한 번의 죽음을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입니다

 

 

 

                   —《시인수첩》2014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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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1970년 서울 출생. 2006년 계간 《서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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