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방화와 실화의 죄
4-1. 의의와 보호법익
불은 공공에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재이다. 이에
형법은 고의 또는 과실로 불을 놓아 공공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바, 형법 제 13장 방화와 실화의 죄의 장의 규정들이
그러하다. 우선 형법 제 13장은 몇 개의 범죄군으로 형성되어 있는 바,
그 중 첫 번째 것이 방화죄이다. 그 기본적 구성요건은 일반물건방화죄(167조
1항)인데. 이에 대해서는 불법이 가중된 일반건조물등방화죄(166조),
공용건조물등방화죄(165조), 현주건조물등방화죄(164조)가 붙어 있고,
특히 일반물건방화죄(167조 2항)와 일반건조물등방화죄(166조
2항)에 대해서는 객체가 자기 소유인 때를 따로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고(167조
2항, 166조 2항), 이에 대해서는 결과적 가중범인 연소죄(168조)도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독립적 구성요건들이 독자적인 군을 이루고 있는데,
진화방해죄(169조), 폭발성물건파열죄(172조), 가스전기등방류죄(172조의
2), 가스전기등공급방해죄(173조)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실화죄가
있는데, 단순실화죄(170조)가 기본적 구성요건이고 가중적 구성요건으로
업무상 실화·중실화죄(171조)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방화와
실화의 죄의 보호법익으로는 일단 공공의 안전과 평온이 거론된다. 문제는
재산도 부수적인 보호법익으로 되는가 하는 것인데, 이견이 있으나 대부분의
견해는 인정하는 입장을 취한다.
4-2. 방화죄
(1)
일반물건방화죄
건조물 등이 아닌 일반물건에 방화하여 공공의
위험을 발생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이며(167조 1항), 동 물건이 자기소유인
때에는 형을 감경하고 있다(167조 2항). 특기할 사항은 이 죄는 공공의
위험이 발생되어야 성립하는 구체적 위험범이라는 것인데, 여기서 공공의
위험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의 생명, 신체, 재산에 대한 위험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동 공공위험은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 죄의 고의에는 공공위험 발생에 대한 인식, 인용도
포함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2) 일반건조물등방화죄
현주
내지 공용이 아닌 일반건조물등에 방화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이며(166조
1항), 동 건조물이 자기소유인 때에는 공공의 위험이 발생된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고 있다(166조 2항). 행위객체로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광갱 등이 열거되어 있다. 1항은 추상적 위험범이고
2항은 구체적 위험범이라는 점에 특히 주의를 요한다.
(3)
공용건조물등방화죄
공용 또는 공익에 공하는 건조물 등에
방화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이다(165조). 공용에 공한다는 것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고, 공익에 공한다는 것은
공중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다. 누구의 소유인가는 묻지 않는다.
(4) 현주건조물등방화죄
사람이 주거에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등에 방화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이다(164조 1항).
동 방화로 사람이 상해 혹은 사망에 이르면 특히 무겁게 처벌된다(164조
2항). 특기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사람은 범인 이외의 일체의
자, 즉 타인을 말한다. 범인만 주거에 사용한다든지, 범인만 현존하는
곳은 이에 해당되지 않으며, 범인이 가족과 함께 기거하는 곳은 이에
해당된다.
② 주거에 사용한다 함은 기와침식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방화 당시 사람이 현존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건조물의
일부만이 주거에 사용되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따라서 형 집의 우사에
방화한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③ 사람이 현존한다는 것은 사람이
목적물 내부에 있음을 말한다. 현존하는 이상 주거에 사용하는가는 묻지
않는다.
④ 건조물은 가옥 기타 이에 준하는 공작물 일반을 말한다.
즉, 지붕을 갖추고 벽 또는 기둥에 의하여 지지되며, 토지 정착하여
내부에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다. 주택, 점포, 창고, 학교, 토막굴,
방갈로, 텐트 등이 포함된다.
⑤ 동 목적물이 누구의 소유인가는
묻지 않는다.
⑥ 현주건조물등방화치사상죄는 부진정 결과적 가중범으로
해석된다. 즉, 사상의 고의를 가진 경우도 포함한다.
(5) 연소죄
자기 소유의 일반물건 및 일반건조물 등에 방화하여 타인 소유의
일반물건, 일반건조물등과 자기 및 타인 소유의 공익건조물등, 현주건조물
등에 연소시킨 자를 처벌하는 범죄이다(168조). 여기서 연소란 행위자가
예견하지 않았던 물체에 불이 이전되어 소훼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연소죄는 결과적 가중범이다.
(6) 방화죄의 실행착수와 기수시기
위 방화죄들은 모두 '불을 놓아 … 소훼하여 …'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하여 실행착수를 의미하는 '불을 놓아'의 시점과 기수를 의미하는
'소훼하여'의 시점이 언제를 의미하는지 문제되는데, 일반적인 견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실행착수는 목적물 내지 매개물에 점화함으로써
인정된다고 한다. 즉, 점화시기가 실행착수시기이다. 아울러 이러한
점화는 작위로도 부작위로도 가능한데, 작위는 직접 목적물에 점화하거나
매개물에 점화함으로써 성립되고, 부작위는 소화의 의무있는 자가 의무이행을
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된다.
② 기수시기를 의미하는 소훼의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의 견해들이 대립된다 : (a) 독립연소설 -- 불이 매개물을
떠나 목적물에 독립하여 연소를 계속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면 소훼라는
설이다. 목조건물이 많은 우리 나라에서는 독립연소만으로도 공공의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이 이 설의 논거이다. 판례도 이에 따른다. (b)
효용상실설 -- 불에 의해 목적물의 중요부분이 본래의 효력을 상실되어야
소훼라는 견해이다. 독립연소설의 경우 미수, 특히 중지미수의 성립여지가
희박해 진다는 것이 논거이다. (c) 절충설 -- 목적물의 중요부분에 연소가
개시되었거나 목적물의 일부분이 손괴되었을 때 소훼가 인정된다는 견해이다.
4-4. 실화죄
(1)
단순실화죄
과실로 현주건조물등, 공익건조물등, 타인 소유의
일반건조물등을 소훼한다든가(170조 1항), 과실로 연소죄를 범함으로써(170조
2항) 성립되는 범죄이다. 특기할 사항은 실화죄 역시 작위뿐 아니라
부작위에 의해서도 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 업무상실화·중실화죄
업무상 과실 혹은 중과실로 실화죄를 범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이다(171조).
(3) 과실폭발물건파열등죄
과실로 폭발성물건파열, 가스·전기등
방류, 가스·전기등 공급방해를 범하면 성립되는 범죄이다(173조의 2의
1항). 업무상과실이나 중과실이면 더 무겁게 처벌된다(173조의 2의 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