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꿈꾸는가, 무엇을 하려하는가

작성자김성천|작성시간16.08.28|조회수190 목록 댓글 0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리라는 식으로 살아와서 이번에도 그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웃음). 김현섭 선생님께서 수업연구소를 만든다고 하실 때 서포터즈로 참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서포터즈 면면을 보니 나름 각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수업만으로는 현장 교사들의 갈증을 해갈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수업만 해도 수업-교육과정-평가-학교혁신- 정책이 맞물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경기도교육연구원 정책개발팀에 있으면서 선생님들과 함께 이런 저런 활동을 했는데 그때 우리들이 연구소를 만들면 어떨까 상상해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 같습니다. 또하나의 배경은 좋은교사운동의 경우, 좋기는 한데 기독교사들이 아니고서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제 주변에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가졌으나 소속감없이 홀로서기는 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에게 공동체를 만들어주는 것이 선배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최근들어 선배교사님들이 명퇴 내지는 정퇴를 하고 계십니다. 그들의 노하우와 전문성이 아까웠습니다. 그분들의 경험이 그냥 휘발되게 할 수는 없다. 그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네트워크 조직에 관한 생각에 이르게 했고, 판을 키우자고 생각했습니다. 수업만을 고민하는 조직을 뛰어넘자는 생각에 이르게 된거죠.

왜 연구소인가? 교사는 연수를 받아야만 성장하는가? 이 질문에 우리는 답해야합니다. 교육부의 정책을 보면 무슨 사안이 터지만 항상 교사들로 하여금 연수를 받게합니다. 교사를 자극과 반응의 존재, 내지는 결핍된 존재로 바라보는 겁니다. 이제는 연수 패러다임에서 연구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천과 연구, 공유와 나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실천적 지식을 잘 체계화하는 과정을 통해 가능해집니다.

좋은 정책은 교원만의 시각에 갇혀서는 안됩니다. 연구자와 학부모의 시각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네트워크는 교원만의 조직은 아닙니다. 현장에 관심을 둔 연구자, 그리고 우리교육을 새롭게 해야겠다는 열망을 지닌 학부모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교원, 연구자, 학부모의 하모니가 있는 네트워크가 되어야 합니다.

수업의 분절성을 극복하고, 수업,학교,정책의 괴리를 좁혀나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성장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주체들을 위한 플랫폼 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학교혁신, 평가, 마을교육, 대안교육, 기초학력부진 등의 다양한 영역으로 모임이 분화되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의지가 있는 분이라면 이 공간에서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꾸준히 모여 공부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연구는 실행연구입니다. 그리고 연구의 대중화를 추구합니다. 학회의 논문은 그들만의 리그처럼 되어 있지요. 연구성과를 잘 유통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키우고자 합니다. 성장단계별 아카데미를 조직합니다.

한두사람의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곳에 계신 분들이 함께 할 때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827일 사무실 개소식 발표 내용)

 

 

 

     

우리연구소가 무엇을 지향하는가 의미있는 질문입니다. 어떤 연구소를 만들 것인가는 고민했는데 연구소의 철학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공공, 행복, 자율과 책임, 협력, 지역, 열린학습사회, 민주, 혁신, 생태, 정의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올 하반기부터 고민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야겠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사명선언을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책을 만들면 뭐하냐 우리가 교육부도 아닌데 하는 질문이 가능합니다. 정책은 복잡성의 영역입니다. 단순하지 않지요. 나비효과와 도미노 효과를 기대해봅니다. 예를들어보죠. 예전에 연구원 정책개발팀에 있을 때 김수현 선생님이 현장을 다녀와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너무나 쉽게 자퇴시키고, 그만두려는 아이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없다고 하소연하더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자퇴숙려제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이 내용을 경기도교육청에 제안했는데, 김상곤 전 교육감께서 이 아이디어를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일정하게 시행되다가 교육부에서 이 아이디어를 받아서 전국화하였습니다. 임용고사 역시 홍섭근샘하고, 저하고 많은 고민을 하다가 연구를 먼저 시작하였고, 이것이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타시도교육청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학회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학회를 보시면 교수 중심의 그들만의 언어로 어려운 논문을 쓰지요. 현장과 괴리되어 있습니다. 연구성과의 유통에 관해 우리는 고민할 것입니다. 교육청의 경우, 아무래도 각종 시행령과 규정 틀 내에서 사업을 추진합니다. 프레임 내에서 정책을 고민할 수 밖에 없지요. 민간연구소는 프레임을 깨고 상상력을 작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당이나 청와대를 봐도 의외로 정책 전문가가 없고, 컨텐츠가 빈곤합니다. 특정 정책을 펴려고 해도 각종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표를 의식하다보면 정책을 내놓기 어려운 조건을 지닙니다.

 

정책의 실현을 위해 우리는 정책연구와 개발, 학습 과정이 중요합니다. 우선은 연구방법론에 정통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 정책연구소에는 연구방법론에 능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제도와 법률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공교육에는 기록이 중요합니다. 경험적 지식을 정책 지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전문직원 등 사람을 키우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토론회와 공청회, 저서와 보고서, 논문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지요.

우리 연구소는 액션탱크를 강조합니다. 모델을 보이기 원합니다. 우리 연구소에는 교감선생님들과 전문직원 분들이 제법 계십니다. 교사들 스스로 뜻맞는 분들이 모여 좋은 학교를 만들수도 있고, 교감선생님들이 계신 곳에 모여서 좋은 학교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학교의 경우, 고등학교 모델이 많지 않은데 저는 우리 연구소 멤버들이 결합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통해 코칭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수로 뛸 생각입니다.

 

(2016827일 사무실 개소식 대화의 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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