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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쎄 생각

끝나지 않은 쪽

작성자폴쎄|작성시간26.06.19|조회수16 목록 댓글 0

끝나지 않은 쪽

 

 

몇몇 사람들이 한 나무를 보고 죽었다고 한다.
말은 그렇게 떠돈다.

 

나무는 그대로 서 있는데
사람들만 사라진다.

 

혹은
사람들만 무너지고
나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 있다.

 

죽음이 나무에 붙은 것인지
시선에 붙은 것인지
아무도 끝까지 묻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는 지나가고
누군가는 멈추고
누군가는 더는 가지 못한다.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불길하다.

 

그때 한 시인이 말했다.
저 나무는 죽지 않았다고.

 

짧은 문장인데
세계의 방향이 조금 바뀐다.

 

죽었다는 쪽과
죽지 않았다는 쪽 사이에서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쪽을 고른다.

 

이유는 없다.
그냥, 아직은 그렇게 두고 싶어서다.

 

나무는 서 있고
말은 흔들리고
사람은 그 사이에서 조용히 갈라진다.

 

시인은 아마
그 갈라짐을 끝까지 들고 가는 사람일 것이다.

 

끝났다고 말하는 쪽에서
아직이라고 말하는 쪽으로
조금 더 오래 머무르는 사람.

 

그래서 세계는
가끔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시인이 존재하고,

 

시인은 말하지 않는다.

 

말이 끝나는 자리에서
시인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멈추는 자리에서
시인이 잠시 남아 있는 것.

 

세계는 결론으로 가지만
시인은 결론이 되기 직전의 자리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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