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까치 울음이 요란하다.
세상은 아직 잠이 덜 깼는데
저들만 먼저
하루를 열어젖히고 있다.
새삼스럽지 않은 날도 있지만,
오늘도 눈을 떴다는 사실이
까치 울음만큼 선명하다.
천천히
커피 한 모금을 마신다.
주방에서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달그락거리는 소리.
이미
특별해진 아침이다.
이제는 알고 있던 꽃 이름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느 날 길가에 핀 금잔화를 보고도
한참 동안 그 이름을 찾지 못했다.
혀끝까지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기억을 붙잡으려 했지만
꽃은 그저 주황으로 웃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이름을 잊은 것이지
꽃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그 색깔을 알아보았고
그 꽃이 핀 계절의 온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름 하나씩을 내려놓는 대신
사물의 기척과 분위기를 더 오래 품게 되는 일인가 보다.
금잔화라는 이름은 잠시 잊었어도
그 꽃이 내게 건네던
주황 기억만은
아직 환하게 남아 있으니.
/
오늘 아침의 생생함이 남아 있고,
꽃의 이름은 잊어도 온기와 기억이 남아 있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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