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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쎄의 산문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작성자폴쎄|작성시간26.06.06|조회수12 목록 댓글 0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어느 책의 제목인지 본문 중 한 문장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오로지 이 한 문장만 메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문장이 뇌리에서 떨치지 못하는 건 왜일까?

 

죽음이란 말은 언제나 무겁고, 어둡고, 겁이 난다.

그래서 더 뇌리에 들어와선 한켠을 자리 잡았지 싶다.

 

아무리 담대한 사람도 막상 죽음 앞에선

초연할 수 없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 역시 누구 못지않게 초췌해질 게 뻔하다.

아예 온몸이 굳어버려서

죽음보다 먼저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은 살아간다.

 

내일을 약속할 수 없으면서도 내일을 준비하고,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언가를 심고 가꾸며 살아간다.

 

어쩌면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곁을 묵묵히 따라오는 그림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라는 문장은

죽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말처럼 들린다.

 

나는 아직 그 뒤에 이어질 문장을 모른다.

하지만 그 문장을 찾는 동안만큼은

조금 더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이 삶에게 말을 걸어왔듯,
삶도 나에게 속삭인다.
“지금 이 순간을, 두려움 없이 살아내라.”

 

글쎄,

이 또한 허공의 메아리는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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