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부와 접대
자신의 가장 치부를 드러내 보여 주는 것이
가장 융숭한 접대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접대라고 하면 흔히 좋은 음식과 술,
정성껏 마련한 자리를 떠올린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정말 가까워지는 순간은
다른 데서 오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자신의 약한 부분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실패한 이야기, 부끄러운 기억, 후회하는 선택,
감추고 싶었던 상처 같은 것들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움직인다.
사람은 잘 다듬어진 모습보다
어쩌다 드러난 틈에서 더 가까워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은 위험하다.
체면이 상할 수도,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모습부터 보여 주려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하지만 오래 남는 것은
잘 다듬어진 이야기보다
실수와 후회, 망설임과 부족함이 묻어 있는 이야기다.
꾸며 낼 수 없는 진실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을 좋은 방향으로 정리하고 싶어진다.
조금 더 현명하게, 조금 더 너그러운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다듬으면 글은 매끈해질지 몰라도
정작 글을 쓰게 만든 마음은 사라지고
껍질만 남는다.
글쓰기의 융숭한 접대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자신의 치부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며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세상 앞에 내어놓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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