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런 때도 있었지
우리 나이의 아침은 조금 분주하다.
약을 챙기고, 몸을 살핀다.
젊은 날에는 가방 하나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건강도 함께 들고 집을 나선다.
젊은이들이 지나간다.
바람보다 빨리 걷고,
세월이 영원할 줄 알았던 날들.
그 시절은 멀리 갔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잠시 멈춰 하늘을 올려다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문득 떠오른 옛 기억 하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시간 자체가 작은 선물이다.
나무 사이 새 두 마리가 바삐 오간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새들은 아랑곳없이 자기 하루를 살고,
나도 내 하루를 산다.
햇살이 나뭇잎 위에 고르게 스민다.
밤새 붙어 있던 어둠을
한 장 한 장 닦아내듯.
초록빛이 맑고 깨끗하다.
구구새 울음이 들린다.
느린 울음 덕분에 아침 풍경도
서두르지 않는다.
세상에는 분주함도, 느긋함도 필요하다.
한 소절이 입가에 맴돈다.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슬프지도, 즐겁지도 않은
그저
오래된 풍경 하나가
스쳐 가는 마음.
돌아갈 수는 없지만,
잊히지도 않는 곳.
햇살 한 조각,
새 울음 한 번,
꽃 앞에서 멈춘 걸음 속에서.
루드베키아 한 송이가
그 먼 옛일을 불러낸다.
아련함은
슬픔도 기쁨도 아닌,
잔잔한 마음이다.
살아온 시간이
가끔 자기 존재를 알린다.
“아, 그런 때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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