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몸의 안부
오늘, 몸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나는 그 안부를 살피듯, 천천히 하루를 맞는다.
아침은 여전히 조용히 시작된다. 늘 비슷한 얼굴로 찾아오는 아침이지만, 요즘 몸은 그 아침을 예전처럼
가볍게 맞지 못한다. 식욕은 한동안 멀어졌고, 한 끼를 채우는 일도 조금은 의식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밥을 먹는다는 행위가 자연스럽기보다, 해야 할 일을 하나 끝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속은 자주 편하지 않다. 특별히 큰 고통은 아니지만, 아랫배 어딘가에서 은근히 이어지는 불편함이 하루의
바탕처럼 깔려 있다. 설사가 며칠씩 이어지기도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면 잠시 숨이 놓이는 듯하다가도,
다시 묘한 긴장이 몸 안쪽에 남는다. 그런 날은 몸이 먼저 하루를 정하고, 마음은 그 뒤를 따라가는 모양이다.
생각은 가끔 먼 곳으로 흘러간다. "이제는 마무리인가" 하는 말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오래 버텨온
삶의 결이 몸의 신호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혼잣말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이 언제나
확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냥 지나가는 생각이고, 때로는 지친 마음이 잠시 머문 그림자이기도 하다.
그래도 하루는 흘러간다. 다음 주에는 장 검사를 받으려 한다. 몸의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해보자는 마음이다.
결과가 무엇이든, 적어도 지금 이 불편함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짚어보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하루다.
아침은 여전히 조용히 시작된다. 그 조용함 속에서, 몸과 마음은 각자의 속도로 오늘을 따라간다.
밖에선 여전히 까치 울음 들리고, 까마귀가 답하듯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