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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쎄의 산문

잠시 머문 것들

작성자폴쎄|작성시간26.06.12|조회수33 목록 댓글 0

잠시 머문 것들

 

까치가 시끄럽게 울던 아침도,
콜을 기다리던 대기 시간도,
전기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흘려보낸 시간도
모두 지나간다.

 

어제처럼 힘들었던 날도,
그때 느꼈던 절망과 피로도
결국은 지나간다.

 

거대한 사건들도,
대단한 사람들도,
역사 속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조차
시간 앞에서는 흘러가 버린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언젠가는 스러질 것이다.
그것은 비극이 아니라, 사실이다.

 

세상은 나 하나 없어도 돌아가고,
대부분의 흔적은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낸 시간은 있었다.
내가 느꼈기에 존재했고,
내가 겪었기에 사실이었다.

 

얼핏 시시한 삶일지라도,
그 삶을 실제로 산 사람에게는
그것이 진실이다.

 

사라진다는 사실과,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르다.

 

나는 기록한다.
대단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내가 여기 있었고,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하루를 건너갔다는 사실을
남길 뿐이다.

 

일은 살아가는 수단이고,
이렇게 끌적임은 버티는 수단이다.

 

그 사이에서 나는
흐르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러나 지나간 것은
분명 한때 존재했던 것이다.

 

사라짐을 알면서도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 것.

 

세상은 계속 돌아가고
우리는 결국 사라지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삶과 감각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흐르고 사라지지만,
내가 살아내고 느낀 것은
분명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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