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한 높이
사람은 먼 산의 높이에는 쉽게 감탄하면서도
가까운 언덕의 높이는 잘 인정하지 않는다.
늘 보아 온 풍경이라
그 높이를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가까운 언덕도 저마다의 세월과 무게를 품고 있다.
남을 인정하는 일은
상대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폭을 넓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인정하는 것은
그 사람을 높이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마음을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상대의 가치를 인정한다고 해서
내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조금의 여유가 생기는 법이다.
특히 가까운 동료나 지인에게는
“저 사람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다.
낯선 유명인의 성취는 쉽게 감탄하면서도
늘 보아 온 사람의 성취는
평가절하하기 마련이다.
비교가 습관이 되면
상대의 실제 모습보다
내가 가진 선입견을 먼저 보게 된다.
어쩌면 인정이란
상대를 위한 배려이기 전에
스스로의 시야를 넓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그 가치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늘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미처 보지 못했던 높이를
다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사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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