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된다 했듯이
글도 줄곧 어두으면 실제 그렇게 따라간다고 한다.
물론 글을 쓴다고 해서 현실이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슬픈 시를 쓴다고 삶이 반드시 슬퍼지는 것도 아니고,
어두운 생각을 적는다고 불행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람이 반복해서 사용하는 말과 글은 자신의 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늘 결핍만 바라보면 결핍이 더 크게 보이고,
늘 실패만 떠올리면 실패가 자신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억지 낙관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래도 여기까지 왔구나.
그래도 오늘은 따뜻하구나.
그래도 살아 있음이 고맙구나.
이런 문장들을 자주 품고 있으면 마음은
조금씩 그 방향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현실을 외면하는 것보담,
현실의 어두움 속에서도 작은 빛을 함께 발견하려는 마음.
내 글은 완전히 밝은 글은 아니다.
후회가 있고, 비교가 있고, 부족함이 있고,
흠결이 있다.
나는 조용히 떠 있다.
어디론가 가지 않더라도.
이것은 어둠이 아니라 평온에 가깝다.
삶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것.
더 높이 가지 못했어도 지금의 자리를 받아들이는 것.
비가 오는 장면, 비가 그친 뒤의 흙냄새 같은.
상실, 그 상실을 견디고 있는 사람도.
삶을 무겁게 끌어내리기보다,
삶을 조금 더 깊고 넓게 바라보려는 노력.
위를 올려다보면 끝이 없다.
그러나 현재를 받아들이면 오히려 편하다.
이 말엔 어둠도 없고 허황된 밝음도 없다.
다만 삶을 오롯이 바라보는 사람의 고요한 평온이라 하자.
/
굿나잇.
고요하게 가라앉는 밤이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