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켜지는 것들
어지간하면 쉴 만도 한데, 그래도 나는 일터로 나간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
사람은 자기 그릇대로 산다고 한다.
각자의 역량과 성품, 선택의 폭 안에서 살아간다는 뜻이겠다.
다만 그릇이라는 게 처음부터 정해진 크기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고, 무엇을 견디느냐에 따라
조금씩 넓어지기도 할 것이다.
어떤 답답함이나 피로도, 지나고 보면 그릇의 모양을 바꾸는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그릇이란 결국,
하늘을 담기도 하고 비워 두기도 하는 마음의 자리인지도 모른다.
가끔은 하늘을 쳐다보고
구름도 한 번 밀어본다.
바쁘게 살다 보면 눈은 늘 시계와 화면, 해야 할 일만 따라가게 되는데,
잠깐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숨 쉴 틈을 얻는 것 같다.
구름을 민다는 건 실제로 구름을 움직인다는 뜻이 아니라,
잠시 걱정도 밀어내고 마음의 무게도 옆으로 비켜 놓는 일일 것이다.
잠깐 고개 들어 하늘 한 번 보자.
구름은 늘 제 갈 길을 가고, 사람도 자기 걸음으로 간다.
사람은 때로 막막하다가도
아주 작은 것 하나로도 반짝인다.
누군가의 짧은 말 한마디,
문득 스친 바람,
하늘 한 조각,
커피 한 모금에도 마음은 다시 켜진다.
반딧불이는 빛의 밝기보다
어둠을 밝히고 있다는 존재 자체로 꿈을 키워준다.
아주 미세한 반짝임 하나라도
우리 마음 안에서는 그런 반딧불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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