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야진 / 이상국
박용래 운(韻)으로
진포(津浦) 가에 내리는 눈은 버려진 그물 위에 내리고
횟집 간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기도 한다.
진포 가에 내리는 눈은 어판장 핏물 위에 쌓이고
북어 대가리에도 쌓이고
보망(補網)하는 어부들 어깨에도 쌓인다.
진포 가에 내리는 눈은 폐선에 모여
죽은 불가사리들의 꿈을 덮어준다.
진포 가에 내리는 눈은
종일 파도다방 창가에서 누굴 기다리기도 하고
민박집 굴뚝에 올라가 몸을 녹이기도 한다.
시집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창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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