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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

논물 / 이상국

작성자폴쎄|작성시간26.06.09|조회수10 목록 댓글 0

논물 / 이상국

벼가 패면 가을이 오고

가을에는 가난한 아버지가 온다.

논밭이 없는 사람들도

가을이 오는 걸 뭐라 하지는 않는다.

가을은 사심이 없다.

공터에 버려진 거울에도

하늘이 얼굴을 비춰보듯

가을이 오면

물꼬에 쭈그리고 앉아

밤을 새우던 아버지도

조용히 논물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시집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창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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