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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

어떤 물음/김종휘

작성자폴쎄|작성시간26.06.15|조회수5 목록 댓글 0

어떤 물음

김종휘


늙은 밥통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새벽에 나간 식구들을 걱정하며
저녁에 돌아올 식구들의 저녁상을 생각하며
근심과 걱정은 밥통의 몫이어서 다행이다


밥통이 하는 말은 늘 밥 먹어라. 이고
식구들은 먹었다는 대답으로 밥통의 입을 막는다
지금은 앵무새처럼 몇 개의 단어만을 주고받지만
예전에는 종알종알 참새들 같았다는데


마루 끝에 앉은 할머니가 양말을 깁다 말고
닭들을 앞마당으로 구구, 구구 부르더니
모이 대신 밥 서너 덩이를 던져 주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른 양말들을 깁고 있다


밥통은 생각한다
밥상 앞에서 스스로 깨닫게 되는 세상의 이치를
제각각 자기가 선생이 되어 자기 생각대로 사는 가족에게
밥통은 자기의 일생을 한 줄로 길게 펼쳐 보이며
식구란 너희들에게 어떤 의미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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