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냐, 펀런(fun run) 이냐...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펀런 한다고 한다.
펀 런(fun run) ...말 그대로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뛰는것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것이다.
나도 마라톤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펀런 이란 말을 자주 쓰고 또 그런 마음으로
뛰었던게 사실이며 요즘도 마라톤 하는 사람들에게 펀런하라는 말을 자주하는 편이다
그러나 마라톤을 좀 하다보면 펀런만 가지고는 진정으로 뛰는 맛을 즐길수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마라톤은 역시 기록인것이다 .
기록.... 42.195 km 의 거리를 뛰어서 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이런 기록에 대한 욕구가 없이는 마라톤의 의미가 없는것이다.
기록을 단축하려면 속도가 그만큼 빨라야 하고 빠르게 뛰려면 그만큼 훈련이
뒤바침 되지 않고서는 않된다.
사실 마라톤 풀 코스를 뛰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42.195 km거리를 처음 부터 거의 일정한 속도로 끝까지 뛰어서 자신이 목표한 시간에 완주하려면 충실한 자기관리와
체력의 소진을 감당할수 있는 정신력이 없이는 불가능 한것이다.
기록에 대한 욕구는 우리같은 아마츄어 마라토너들도 썹 쓰리(sub-3)라 하여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해야 소위 고수 소리를 듣는 정도가 됐으니 펀런만 해가지고는 고수 소리 듣기는 어렵게 되버린 것이다.
물론 마라톤하면서 뭐 고수 소리 듣자고 뛰는건 아니지만 기록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뛰어야만 훈련을 힘들여 하게 되고 이같은 힘든 훈련을 통하여 심폐기능과 뛰는 근육을 단련하여 자신의 모든 신체기능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기록이야 아무래도 좋고 그저 펀런 한다는 생각으로 마라톤을 한다면 아무래도 훈련도 느슨하게되어 심폐기능이나 근육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작 대회에 나가서는 남들 보다 앞서 가려다 오히려 사고의 원인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그렇다고 무리한 기록을 목표해 놓고 무조건 아침 저녁으로 뛰다가는 장딴지에서 허벅지, 허리에 이르기 까지 필시 몸 어딘가에 고장이 생기게 마련이고 결코 기록이 팍팍 단축되지도 않는다.
특히 대회를 눈앞에 두고 무리한 인터벌이나 LSD 같은 훈련을 하므로서 막상 대회날 아침 출발선을 밟고 신나게 뛰다가 십리도 못가서 까무라쳐 버리는 미련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마음은 빨리 뛰고 싶은데 몸이 따라가질 못하는... 즉 몸과 마음의 균형(balance)이 서로
깨져 버리니까 페이스는 흐트러져 버리고 가라 앉고 마는 것이다.
사람의 몸도 기계와 마찬가지이다. 근육에 적당한 회복기를 주면서 뛰어야 하는것이다.
평소 꾸준하고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서 자신의 기록을 목표하고 목표한 시간보다 약간의
여유를 갖고 뛴다면 진정한 의미의 펀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해본 소리이다.
바람처럼 뛰는듯 마는듯 ..... 바람 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