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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에 관한 기록들

▣14-4. 의빈부경력우공비명(儀賓府經歷禹公碑銘)◈형제 우애와 자녀 교육

작성자류시언|작성시간26.06.18|조회수74 목록 댓글 0

◈형제 우애와 자녀 교육

 

서애 선생은 이 대목에서, 우언겸의 형제 우애와 교육관을 잘 보여 준다. 그는 아우 우준겸과 매우 돈독한 우애를 나누며 지냈다. 토지와 가옥, 노비를 나누면서도 계약 문서를 작성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깊이 신뢰하였고, 집안 살림 역시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지 않았다. 이는 재산보다 형제간의 정과 의리를 더 소중하게 여긴 그의 인품을 보여 준다.

 

아우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몇 달 동안 죽만 먹으며 슬픔을 표현하였고, 남겨진 조카들을 친자식처럼 돌보았다. 또한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학문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를 우선시하였다. 청소와 손님 응대 같은 일상 예절을 직접 실천하게 하였으며, 이를 두고 학업에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도리도 알지 못한다면 책을 읽어 무엇 하겠는가”라고 말하였다.

 

우언겸은 학문이 단지 글을 읽고 지식을 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른 인격과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향약이 사라져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공동체의 교화와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글은 형제간의 사랑과 후손 교육의 본보기를 보여 주며, 참된 학문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14-4. 의빈부경력우공비명(儀賓府經歷禹公碑銘)

[원문4]與弟奉事俊謙相愛篤。終日對案同席。怡如也。田宅臧獲之分。不立契券。以便易相占。其經紀家事。無彼此間。及奉事公卒。公號慟啜粥者幾月餘。撫恤庶産。恩如己出。敎子弟以倫理爲先。平居凡灑掃應對。必令子弟爲之。人或疑其妨學業。公曰。此固其職也。苟不知此。讀書何爲。嘗慨然曰。吾猶及見鄕約法矣。敎導之方一廢。欲汝輩成就。難矣。

 

◉與弟奉事俊謙相愛篤。終日對案同席。怡如也。田宅臧獲之分。不立契券。以便易相占。其經紀家事。無彼此間。

아우인 봉사공(奉事公) 우준겸(禹俊謙)과 서로 사랑하고 우애하기를 매우 돈독히 하여 하루 종일 같은 상에서 마주 앉아 식사하며 화목하게 지냈다. 토지와 집, 노비를 나눌 때에도 따로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서로 필요에 따라 이용하기 쉽도록 하였으며, 집안 살림을 꾸려 나가는 데에도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이 없었다.

 

◉及奉事公卒。公號慟啜粥者幾月餘。撫恤庶産。恩如己出。敎子弟以倫理爲先。平居凡灑掃應對。必令子弟爲之。人或疑其妨學業。公曰。此固其職也。苟不知此。讀書何爲。

아우 봉사공(奉事公) 우준겸(禹俊謙)이 세상을 떠나자, 경력공(經歷公) 우언겸(禹彦謙)은 크게 통곡하며 몇 달이 넘도록 죽으로 연명하였다. 동생의 자녀들을 돌보고 보살피기를 친자식처럼 하였으며, 자녀 교육에서는 인간의 도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평소에도 청소와 손님 응대 같은 기본예절을 반드시 자녀들에게 직접 익히게 하였다. 사람들이 혹 이를 두고 학업에 방해가 되지 않겠느냐고 의아해하자, 공은 말하였다. “이는 본래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직분이다. 만일 이러한 도리조차 알지 못한다면 책을 읽은들 무엇에 쓰겠는가.”

 

◉嘗慨然曰。吾猶及見鄕約法矣。敎導之方一廢。欲汝輩成就。難矣。

공은 일찍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나는 다행히 향약의 법이 시행되던 모습을 직접 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던 방법이 모두 폐지되었으니, 이제 너희들이 (인격과 학문을) 이루어 나가기를 바라더라도 어려운 일이 되었구나.”하였다.

 

2026. 6. 18. 두서(杜西) 류시언(柳時彦)

 

*봉사(奉事): 조선시대 종8품 관직이다. 여기서는 우언겸의 아우 우준겸이 지낸 관직명이다.

*우준겸(禹俊謙): 우언겸의 아우로, 형과 우애가 매우 깊었던 인물이다.

*상애독(相愛篤): 서로 사랑하고 우애하기를 매우 돈독히 함을 말한다.

*대안동석(對案同席): 같은 상에서 마주 앉아 함께 식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여(怡如): 화목하고 즐거운 모습, 사이가 매우 좋은 상태를 말한다.

*전택(田宅): 토지와 집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장획(臧獲): 노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계권(契券): 토지·가옥·노비 등의 소유와 분배를 증명하는 문서이다.

*상점(相占): 서로 편리한 대로 차지하여 사용함을 뜻한다.

*경기(經紀): 집안 살림을 꾸리고 관리하는 일을 말한다.

*무피차간(無彼此間): 너와 나의 구별이 없음을 말한다.

*호통(號慟): 소리를 내어 크게 통곡하는 것을 말한다.

*철죽(啜粥): 상중에 슬픔을 나타내기 위하여 죽만 먹는 것을 말한다.

*무휼(撫恤): 돌보고 보살피며 생활을 살펴 주는 것을 말한다.

*서산(庶産): 서자(庶子)나 남겨진 자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는 우준겸이 남긴 자녀를 뜻한다.

*은여기출(恩如己出): 사랑과 은혜가 마치 자신이 낳은 자식에게 베푸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자제(子弟): 자녀와 집안의 젊은 후손들을 말한다.

*윤리(倫理):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와 질서를 말한다.

*쇄소응대(灑掃應對): 청소하기, 손님 맞이하기, 웃어른께 응대하기 등 일상생활의 기본 예절을 말한다.

*학업(學業):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일을 말한다.

*직(職):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본분과 역할을 뜻한다.

*독서하위(讀書何爲): “책을 읽어 무엇 하겠는가”라는 뜻으로, 실천 없는 학문의 무익함을 꾸짖는 말이다.

*개연(慨然): 안타깝게 여기며 탄식하는 모습을 말한다.

*향약법(鄕約法): 향촌 사회에서 덕업상권(德業相勸)·과실상규(過失相規)·예속상교(禮俗相交)·환난상휼(患難相恤)을 실천하도록 만든 자치 규약이다.

*교도지방(敎導之方): 사람을 가르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일폐(一廢): 완전히 폐지되거나 사라짐을 뜻한다.

*성취(成就): 학문과 인격을 이루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한다.

 

[종(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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