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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에 관한 기록들

▣14-6. 의빈부경력우공비명(儀賓府經歷禹公碑銘)◈인물 총평과 명문(銘文)

작성자류시언|작성시간26.06.20|조회수56 목록 댓글 0

◈인물 총평과 명문(銘文)

 

서애 선생은 이 마지막 부분에서, 우언겸 선생의 생애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어 명문(銘文)을 통해 그의 덕행을 기리고 있다. 서애 선생은 우언겸 선생이 독실하고 후덕한 성품을 지녔으며, 겉으로 명성을 꾸미는 사람들과 달리 내면의 덕을 실천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학문에 힘쓰고 효성과 우애를 실천하였으며, 벼슬길에 나아가서는 백성을 사랑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친구에게는 의리를 지켰고, 선한 사람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는 데에도 힘썼다.

 

이어지는 명문(銘文)에서는 단양 우씨 가문의 유서 깊은 전통과 우언겸의 학문·덕행을 찬양하고 있다. 특히 그는 학문을 바탕으로 인격을 수양하고 실천을 중시하였으며, 지방관으로 재직할 때에는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원망을 남기지 않았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서애는 우언겸이 지닌 덕망과 재능에 비하여 충분한 관직의 영예를 누리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그의 선행은 후손들에게 이어져 훌륭한 결실을 맺었다고 보았다.

 

결국 이 부분은 우언겸 개인의 행적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유교 사회가 이상적으로 여긴 인간상과 가문의 모습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서애는 비문과 명문을 통해 우언겸의 삶을 후세의 귀감으로 남기고자 하였으며, 덕을 쌓은 사람에게는 반드시 좋은 후손과 명예가 이어진다는 유교적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14-6. 의빈부경력우공비명(儀賓府經歷禹公碑銘)

[원문6]公之篤實款厚。皆此類也。視世之粉飾於外。以賭赫赫之名。而中實枵然者。其何如也。公配金氏。司圃石璘之女。生三男三女。男長心傳。早世。次性傳。出系奉事後。中戊辰科。歷淸顯。爲養守水原縣。以文行聞。次道。傳業儒。女長適縣監洪翼昌。次適宗室興義守壽麒。次適判官韓守眞。早世。心傳娶忠義衛李運女。無子。水原娶副提學許曄女。道傳娶忠義衛鄭瑛女。生一女幼。洪翼昌生一男一女。男檼。女適正郞李養中。興義守生一女。適生員尹暾。水原與成龍交厚。介狀索銘。不敢以蕪拙辭。謹次其大槩而係以銘。銘曰。
丹陽茂閥。世有顯聞。翼翼靖平。奮庸熙運。繼緖敦光。益昭庭訓。公生端愨。賁以學問。潛心行原。古人是近。雲程躓騁。學論舒僨。聲于卑宂。動莫不殷。一麾分憂。嶺府關郡。寬居惠物。百里無慍。胡豐其積。而嗇其分。大期俄至。曾莫究蘊。尙留後慶。如火申熅。天報之厚。至是靡靳。刻辭貞珉。永世其奮。

◉公之篤實款厚。皆此類也。視世之粉飾於外。以賭赫赫之名。而中實枵然者。其何如也。

○공(公)의 독실(篤實)하고 정성스러우며 두터움[款厚]은 모두 이와 같은 부류의 일이다. 외면을 분장하고 꾸며서[粉飾] 그것으로써 혁혁한 명성을 걸고 다투되[賭], 속은 실상 텅 비어 있는[枵然] 세상 사람들과 비교해 본다면, 과연 어떠하겠는가?

 

◉公配金氏。司圃石璘之女。生三男三女。男長心傳。早世。次性傳。出系奉事後。中戊辰科。歷淸顯。爲養守水原縣。以文行聞。次道傳業儒。女長適縣監洪翼昌。次適宗室興義守壽麒。次適判官韓守眞。早世。

○공(公)의 배필[配] 김씨(金氏)는 사포(司圃) 김석린(金石璘)의 딸이다. 3남 3녀를 낳았다. 아들로 맏이는 심전(心傳)이니 일찍 죽었다[早世]. 다음은 성전(性傳)이니 봉사(奉事)의 뒤로 출계(出系)하였다. 무진(1568)년 과거(科擧)에 합격하여 맑고 현달한 관직[淸顯]을 거쳤으며, 부모를 봉양하기 위하여 수원현(水原縣)의 수(守)[水原縣令]가 되었고, 문장과 행실로써 명성이 들렸다. 차남은 도전(道傳)이니 유학(儒)을 업으로 삼았다. 딸로 맏이는 현감(縣監) 홍익창(洪翼昌)에게 시집갔고[適], 다음은 종실(宗室) 흥의수(興義守) 수기(壽麒)에게 시집갔으며, 다음은 판관(判官) 한수진(韓守眞)에게 시집갔으나 일찍 죽었다.

 

◉心傳娶忠義衛李運女。無子。水原娶副提學許曄女。道傳娶忠義衛鄭瑛女。生一女幼。洪翼昌生一男一女。男檼。女適正郞李養中。興義守生一女。適生員尹暾。

○심전(心傳)은 충의위(忠義衛) 이운(李運)의 딸에게 장가들었으나[娶], 자식이 없었다[無子]. 수원현령 성전(性傳)은 부제학(副提學) 허엽(許曄)의 딸에게 장가들었다. 도전(道傳)은 충의위(忠義衛) 정영(鄭瑛)의 딸에게 장가들어 어린 딸 하나를 낳았다[生]. 홍익창(洪翼昌)은 1남 1녀를 낳았으니, 아들은 은(檼)이고, 딸은 정랑(正郞) 이양중(李養中)에게 시집갔다[適]. 흥의수(興義守)는 딸 하나를 낳았으니, 생원(生員) 윤돈(尹暾)에게 시집갔다.

 

◉水原與成龍交厚。介狀索銘。不敢以蕪拙辭。謹次其大槩而係以銘。銘曰。

○수원현령(水原縣令, 禹性傳)은 나[成龍]와 더불어 교분(交分)이 두터웠다. 행장(行狀)을 매개로 하여[介狀, 다른 사람을 보내어] 명(銘)을 요청해 왔다[索銘]. 감히 들재주가 거칠고 졸렬하다는 이유로써[以蕪拙] 사양하지 못하고, 삼가 그 대개(大槩)를 차례로 엮어[次] 명(銘)을 묶어 잇노라. 명(銘)에 이르기를,

 

◉丹陽茂閥。世有顯聞。翼翼靖平。奮庸熙運。繼緖敦光。益昭庭訓。

○단양(丹陽)의 무성한 문벌[茂閥]이여, 대대로 드러나 소문난 명성[顯聞]이 있었도다. 공경하고 삼가던 정평공(靖平公)[翼翼靖平]이여, 공로를 떨쳐[奮庸] 빛나는 운수[熙運]를 넓혔도다. (자손들이) 실마리를 이어[繼緖] 빛남을 두터이 하니[敦光], 집안의 가르침[庭訓]을 더욱 밝게 드러내었도다.

 

◉公生端愨。賁以學問。潛心行原。古人是近。雲程躓騁。學論舒僨。聲于卑宂。動莫不殷。

○공(公)은 태어나면서 단정하고 진실하였으며[端愨], 학문으로써 더욱 빛냈도다[賁]. 행실의 근본[行原]에 마음을 잠기게 하여[潛心], 옛 성현들과 가깝게 하였도다[是近]. 청운의 길[雲程, 출세의 길]에서는 달리다가 걸려 넘어지기도 하였고[躓騁], 학문과 의론[學論]은 펼지거나 엎어졌도다[舒僨]. 낮은 직책[卑宂]이지만 명성이 났으니, 행동마다 성대하지 않음이 없었도다[莫不殷].

 

◉一麾分憂。嶺府關郡。寬居惠物。百里無慍。胡豐其積。而嗇其分。大期俄至。曾莫究蘊。

○한 번 대장기[麾]를 흔들며(부임하여) 임금의 근심을 나누었으니[分憂], 영남(嶺南)의 도호부(府)와 관문의 군(郡)이로다. 너그러움으로 처신하고 만물에 은혜를 베푸니[惠物], 백 리(百里, 고을 전체)에 원망함[慍]이 없었도다. 어찌하여 그 쌓은 것(덕)은 풍성하게 하였으면서, 그 분수(수명과 복)에는 인색하였는가[嗇其分]. 죽음의 기한[大期]이 갑자기 이르러서, 일찍이 쌓아 둔 바[蘊]를 끝까지 다 발휘하지 못하였도다[莫究].

 

◉尙留後慶。如火申熅。天報之厚。至是靡靳。刻辭貞珉。永世其奮。

○오히려 경사는 후손에게 남아, 불길처럼 타오르며 펼쳐졌도다. 하늘의 보답을 두터이 하여, 이에 이르러서야 인색함이 없었도다. 이 글을 반듯한 비석에 새겼으니 길이 후세에 그이름 떨치소서.

○오히려 후손에게 경사[後慶]를 남겨 두었으니, 타오르는 불길이 거듭 성해지는 것[申熅] 같도다. 하늘이 보답함의 두터움이여, 이에 이르러서는 인색함이 없었도다[靡靳]. 단단하고 아름다운 돌[貞珉]에 사연(辭緣)을 새기노니, 길이 세상에[永世] 그 덕을 떨치리로다[其奮].

 

2026. 6. 20. 두서(杜西) 류시언(柳時彦)

 

*독실관후(篤實款厚): 정성이 지극하고 진실하며[篤實], 인정이 많고 너그럽고 후덕하다[款厚]는 뜻이다. 겉치레를 하지 않고 진실한 삶을 실천한 우언겸의 인품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표현이다.

*중실효연(中實枵然): 속은 실제로 텅 비어 있다는 뜻이다. 겉만 화려하게 꾸며 세상의 명성을 얻으려는 풍조를 비판하는 말로, 내실 있는 우언겸의 인품과 대비하여 사용되었다.

*사포(司圃): 조선시대 궁중의 채소밭과 과수원을 관리하던 사포서(司圃署)의 관직이다. 여기서는 우언겸의 장인인 김석린(金石璘)의 관직을 가리킨다.

*출계(出系): 아들이 없는 친족의 양자로 들어가 그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우성전(禹性傳)이 봉사공(奉事公)의 후사를 이은 사실을 가리킨다.

*무진과(戊辰科): 1568년(선조 1)에 시행된 식년시 문과를 말한다. 우언겸의 차남 우성전이 이 과거에 급제하였다.

*청현(淸顯): 청요직(淸要職)과 현직(顯職)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학식과 명망을 갖춘 인물들이 맡는 중요하고 명예로운 관직을 뜻한다.

*수원현(水原縣): 오늘날의 수원 지역에 설치된 조선시대 행정구역이다. 우성전이 노모를 가까이에서 봉양하기 위하여 수원현의 수령으로 부임하였음을 보여 준다.

*허엽(許曄):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장가로, 호는 초당(草堂)이다. 허균(許筠)과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우성전이 그의 사위가 됨으로써 두 명문가의 혼인 관계를 보여 준다.

*행장(行狀): 고인의 일생과 행적, 덕행을 기록한 글이다. 우성전은 부친 우언겸의 행장을 서애에게 보내어 비명을 지어 줄 것을 청하였다.

*무졸(蕪拙): 거칠고 졸렬하다는 뜻이다. 옛 문인들이 자신의 문장 능력을 겸손하게 낮추어 표현할 때 사용하던 상투적인 겸양어이다.

*단양무벌(丹陽茂閥): 단양 우씨가 대대로 번성하고 명망이 높은 가문임을 찬양하는 말이다. 명문(銘文)의 첫머리에서 가문의 유래와 위상을 기리는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익익정평(翼翼靖平): ‘익익(翼翼)’은 공경하고 삼가며 위엄 있는 모습을, ‘정평(靖平)’은 나라를 안정시키고 태평하게 함을 뜻한다. 우인열 등 선조들의 공적을 기리는 표현이다.

*단각(端愨): 단정하고 성실하며 진실한 성품을 뜻한다. 우언겸의 타고난 인품을 높이 평가한 말이다.

행원(行原): 행실의 근본, 즉 실천의 근원을 뜻한다. 우언겸이 학문을 말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였음을 나타낸다.

*운정지빙(雲程躓騁): 출세의 길[雲程]에서 때로는 좌절하고[躓], 때로는 뜻을 펼쳤다[騁]는 뜻이다. 우언겸의 관직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비총(卑宂): 지위가 낮고 번다한 실무 관직을 뜻한다. 우언겸이 낮은 관직에 있을 때에도 그의 명성과 덕망이 널리 알려졌음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일휘분유(一麾分憂): 임금의 명을 받아 지방관으로 나가 백성의 근심을 덜어 준다는 뜻이다. 수령의 부임을 품격 있게 표현한 사대부 문장의 관용구이다.

*대기(大期): 하늘이 정한 수명, 곧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를 의미한다.

*구온(究蘊): 가슴속에 쌓아 둔 학문과 포부를 끝까지 펼쳐 보인다는 뜻이다. 서애는 우언겸이 뜻을 충분히 펼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신온(申熅): 불씨가 계속 살아 있어 열기가 이어지는 모습을 뜻한다. 우언겸의 덕행이 후손들에게 이어져 복과 경사가 끊이지 않음을 비유한 표현이다.

*정민(貞珉): 단단하고 아름다운 돌을 뜻하며, 공덕을 새겨 후세에 전하는 비석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비문이 영원히 전해지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종(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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