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해자로 풀어보는 천자문[014] 좌조문도 수공평장(坐朝問道 垂拱平章) <조정에 앉아 도를 묻고 덕으로 세상을 다스리다>
작성자류시언작성시간26.06.13조회수107 목록 댓글 2◆설문해자로 풀어보는 천자문[014] 좌조문도 수공평장(坐朝問道 垂拱平章)
<조정에 앉아 도를 묻고 덕으로 세상을 다스리다>
1. 들어가는 말
《천자문(千字文)》의 열네 번째 구절인 “좌조문도 수공평장(坐朝問道 垂拱平章)”은 성군(聖君)이 조정에서 현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덕을 바탕으로 천하를 다스려 나라를 평안하게 만든 이상적인 정치의 모습을 보여 주는 구절입니다. 앞 구절인 “추위양국 유우도당”과 “조민벌죄 주발은탕”이 성왕들의 덕과 공적을 노래하였다면, 이 구절은 그러한 성군들이 실제로 어떠한 방식으로 나라를 다스렸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좌조(坐朝)’는 군주가 조정에 나아가 정사를 돌보는 것을 뜻하며, ‘문도(問道)’는 현자와 신하들에게 정치의 도리와 올바른 통치 방법을 묻는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수공(垂拱)’은 두 손을 늘어뜨리고 있다는 뜻으로, 억지로 간섭하지 않고 덕으로 백성을 감화시키는 무위(無爲)의 정치를 가리키며, ‘평장(平章)’은 천하의 모든 정사를 공정하고 질서 있게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고대 유교 정치사상에서는 군주가 독단적으로 정치를 행하는 것을 경계하였습니다. 군주는 항상 도(道)를 구하고 현명한 인재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며, 덕으로 백성을 이끌어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서경(書經)』과 『논어(論語)』에서도 훌륭한 군주는 스스로를 낮추어 도를 배우고 인재를 존중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구절은 정치의 핵심이 권력의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에 따른 통치와 덕을 통한 교화에 있음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좌조문도 수공평장”은 유교가 추구한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과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정신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대표적인 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들어 있는 말
가. 어구의 핵심 의미와 철학적 배경
“좌조문도 수공평장(坐朝問道 垂拱平章)”은 성군이 조정에서 도를 묻고 덕으로 천하를 다스려 나라를 평안하게 만드는 이상적인 정치의 모습을 보여 주는 구절입니다. 유교에서는 군주가 독단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기보다 현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덕을 닦아 백성을 감화시키는 정치를 가장 이상적인 통치 형태로 보았습니다.
• 坐朝(좌조) : 조정에 앉아 정사를 돌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조(朝)’는 임금과 신하가 함께 국정을 논하는 정치의 중심 공간을 가리킵니다. 군주가 조정에 나아가 백성의 삶과 나라의 일을 살피며 책임 있게 정치를 수행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 問道(문도) : 도를 묻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도(道)’는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올바른 정치의 원리와 인간이 따라야 할 바른 길을 의미합니다. 군주는 자신의 판단만을 고집하지 않고 현자와 신하들의 의견을 들으며 올바른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垂拱(수공) : 두 손을 드리운다는 뜻입니다. 본래는 팔을 늘어뜨린 채 특별히 힘쓰지 않는 모습을 가리키지만, 정치에서는 덕으로 천하를 감화시켜 억지로 간섭하지 않아도 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유교가 이상으로 삼은 덕치(德治)의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 平章(평장) : 모든 정사를 바르게 다스리고 밝힌다는 뜻입니다. ‘평(平)’은 공정하게 다스림을, ‘장(章)’은 질서 있게 정리하고 분명하게 함을 의미합니다. 나라의 법과 제도가 올바르게 시행되어 백성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태평한 정치 상태를 나타냅니다.
고대 유교 정치사상에서는 훌륭한 군주가 먼저 도를 배우고 인재를 존중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논어(論語)』에서는 군자가 덕으로 백성을 이끌면 백성이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바르게 된다고 하였으며, 『서경(書經)』에서는 성왕들이 항상 신하들과 함께 정사를 논하고 천하의 뜻을 살폈다고 전합니다. 따라서 ‘문도(問道)’는 겸손한 배움의 자세를, ‘수공(垂拱)’은 덕에 의한 통치를 상징합니다.
또한 이 구절에는 유교 정치철학의 핵심인 덕치(德治) 와 왕도정치(王道政治) 의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진정한 통치는 강압적인 법과 무력이 아니라 군주의 덕에서 비롯되며, 군주가 도리에 따라 정치를 펼 때 백성은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상은 요순(堯舜)의 시대부터 주(周)나라의 성왕들에 이르기까지 유교가 가장 높이 평가한 정치 원리로 계승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좌조문도 수공평장”은 군주가 스스로 도를 구하고 인재의 의견을 받아들여 덕으로 나라를 다스릴 때 비로소 천하가 평안해진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구절입니다. 이는 정치의 목적이 권력의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안녕과 사회의 조화에 있음을 일깨워 주는 유교 정치철학의 중요한 가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 《설문해자(說文解字)》를 통한 문자학적 고증
이 구절을 이루는 여덟 글자는 성군이 도(道)를 실천하고 덕(德)으로 백성을 이끌며 천하를 평안하게 만드는 존재여야 한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설문해자》의 풀이를 살펴보면 각 글자가 지닌 본래 의미와 자형의 유래를 통해 이 구절의 뜻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 坐(좌) : 「止也。从土,从留省。」 자리에 앉음을 뜻합니다. 사람이 흙(土) 위에 마주 보고 앉아 한곳에 머무르는 모습을 나타낸 회의자입니다. 여기서는 임금이 엄숙히 자리에 앉아 정무를 책임 있게 살피는 통치의 첫걸음을 나타냅니다.
• 朝(조) : 「旦也。从倝,从舟省,舟省从屮。」 본래 아침을 뜻합니다. 해가 막 떠오르고 초목(屮)에 이슬이 맺힌 새벽의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로, 후대에는 신하들이 아침에 임금을 알현하던 조회(朝會)와 조정(朝廷)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군주가 정사를 돌보는 조정을 가리킵니다.
• 問(문) : 「訊也。从口,門聲。」 묻고 살핌을 뜻합니다. 문(門) 앞에서 입(口)을 통해 안부나 의견을 묻는 모습을 나타낸 형성자입니다. 여기서는 군주가 독단하지 않고 신하들과 정사의 올바른 길을 부지런히 묻고 토론함을 뜻합니다.
• 道(도) : 「所行道也。从辵,首聲。」 사람이 가야 할 길을 뜻합니다. 머리(首)를 들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辵) 모양에서 유래하여, 후대에는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할 도리와 통치의 근본 원칙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 垂(수) : 「遠邊也。从土,𠂹聲。」 드리우다, 늘어뜨리다의 뜻입니다. 초목의 잎이나 꽃이 아래로 자연스럽게 늘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여기서는 임금이 억지로 간섭하거나 형벌에 의존하지 않고, 덕으로 백성을 감화시키는 왕도정치를 상징합니다.
• 拱(공) : 「斂手也。从手,共聲。」 두 손을 맞잡음을 뜻합니다. 손(手)을 들어 가슴 앞 가득 공손히 맞잡는(共) 형성자입니다. 임금이 손을 마주 잡은 채(拱手) 특별히 힘쓰지 않아도 천하가 감화됨을 뜻하는 덕치의 핵심 자형입니다.
• 平(평) : 「語平舒也。从亏从八。」 평평하고 고름을 뜻합니다. 기운이 사방으로 고르게 펴져 나가는 모양에서 유래하여 균형과 공정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치우침 없이 백성을 다스리는 공평한 정치를 나타냅니다.
• 章(장) : 「樂竟爲一章。从音从十。」 한 곡의 음악이 완결된 단락을 뜻합니다. 음악(音)이 질서 있게 마무리되는 모습을 본뜬 글자로, 후대에는 문장·법도·질서의 의미로 확대되었습니다. 여기서는 나라의 정사와 제도가 음악처럼 조화롭고 분명하게 운영되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3. 맺는 말
《설문해자》의 풀이를 통해 살펴본 “좌조문도 수공평장(坐朝問道 垂拱平章)”은 군주가 조정에 앉아 도(道)를 묻고, 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려 천하를 평안하게 한다는 이상 정치의 모습을 보여 주는 구절입니다. 고대 유교에서는 훌륭한 군주란 모든 일을 직접 독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고 올바른 정치 원칙을 세워 나라가 스스로 질서를 이루게 하는 사람이라고 보았습니다.
“문도(問道)”는 끊임없이 도리를 배우고 정치를 성찰하는 자세이며, “수공(垂拱)”은 군주의 덕이 백성을 감화시켜 자연스럽게 화합하도록 이끄는 이상적인 통치 방식을 의미합니다. 또한 “평장(平章)”은 나라의 모든 정사가 공정하고 조화롭게 운영되어 백성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태평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군주와 신하가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정치가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안녕을 위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군주의 덕성과 신하의 충성, 그리고 올바른 제도가 함께 어우러질 때 태평성대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결국 “좌조문도 수공평장”은 좋은 정치란 힘과 권세가 아니라 도리와 지혜를 바탕으로 완성된다는 가르침을 전합니다. 이 여덟 글자는 오늘날에도 지도자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해야 하며, 권력을 앞세우기보다 공동체의 조화와 공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종(終)>
2026년 6월 13일
두서(杜西) 류시언(柳時彦)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石山 작성시간 26.06.18 坐朝問道요 垂拱平章이라,
요즘 두서선생이 千字文 가지고 뜻깊게 해설하는 것을 자미있게 잘듣고 있습니다
추억컨데 어릴적 조부님 앞에서 한 자 한 자 책대로 짚어가며 따라서 읽던 생각이 어제같이 새롭습니다, 의미심장한 뜻글자 표의문자인
한자 한문공부를 도외시 하는 풍조가 완연한데,
잘못된 교육방침이라 보고있습니다 , 자라는 애들 인성을 그르치고 있다고 보면서
이어지는 혼란한 사회현실에 더욱 더 우려를 가짐니다,
요즘 교육이 인성을 바로잡는 교육은 차치하고 이해득실의 전문교육에만 치중하니 세상이 이모양 이꼴이 되는 즐 아는지 모르는지 하고 안타까워 합니다.
특히 지도적 위치에 선 관료들 기본이 안된 무식한 인사들이 국정을 론한다,
이러한 한문 초입학 천자문이라도 한 번 읽어보고 처신하라고 충고하고 싶네요
실담이 길었나 이만 그침니다,
//일본은 선진국이지만
가다가나 히라가나 에 漢字 혼용인데 우리는 國漢文 혼용도 금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混用은! 뜻글자을 含蓄하고 있어서 얼마나 더 理解하기가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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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류시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0 石山님
말씀에 깊은 공감을 하며
저도
어릴적
할아버지 서당에서
배우던 추억을 살려
다시 공부하고 공유합니다.
격려 말씀 고맙습니다